[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디지털뉴스본부 부애리 기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열혈 지지자(일명 '문빠')들이 새로운 골치거리로 부상했다. 호남에 이어 충청에서도 당내 경선 1위를 차지한 문 후보는, 후보가 된 뒤 당내 통합 행보를 보여야 하지만 지지자들의 분열적인 패거리 행태로 인해 오히려 통합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안희정 후보의 의원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지지자들을 향해 '문자 폭탄은 적폐청산 2호'라고 언급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는 '문재인 지킴이 십만대군 모여라'라는 이름의 단체 채팅방이 담겼다. 문 후보의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은 박 의원의 휴대폰 번호를 공유하며 '(박 의원)당에서 기어 나가라','문자로 쓴소리좀 해주자'는 내용을 주고받은 사진이다.
또 다른 대화창에는 지난 1월 당 연구원의 이른바 '개헌 보고서' 편파성을 비판했던 김부겸 의원에 대해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할까요"라며 김 의원의 휴대폰 번호를 적어놨다.
문 후보의 열성 지지자들은 대선 정국이 본격화 되자 문 후보의 앞길에 방해가 되는 정치인이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거칠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경우 전화번호를 바꾸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최근에는 당내 개헌파 의원들이 집중 공격대상이 됐다. 지난달 24일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에게 개헌 관련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해당 의원들에게는 '왜 문재인을 공격하냐'는 내용의 문자 폭탄이 한꺼번에 쏟아져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극성 지지자들은 문 후보를 비판한 의원에게 후원금으로 욕설을 연상시키는 '18원', 죽을 사(死)와 발음이 똑같은 '4원'을 후원금으로 보낸 뒤 사무실에 전화해 돈을 돌려달라고 하거나, 문자 폭탄, 악성 댓글들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문 후보의 자제 요청에도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당내 갈등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16일 민주당 119명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후보를 포함해 당의 국회의원과 지지자를 모욕주고 헐뜯고, 합리적인 비판에 대해서조차 집단적 행동을 통해 압박해 나간다면 과연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나 있겠냐"면서 "서로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미 온라인 상에선 문 후보의 열성 지지층을 '문빠'라고 지칭하며 이들의 행태가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문재인 외에는 전부 비난하는 문빠들 때문에 문재인에게 표 주기가 망설여진다" "댓글 부대가 연상된다"는 등의 글을 남기며 도를 넘은 팬심을 지적했다.
문 후보 지지자들 내부에서 '문자폭탄 금지운동', '이재명 후보, 안희정 후보도 존중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반응도 만만치 않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디지털뉴스본부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