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서 쫒겨난 朴" vs "지금이 조선시대냐"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정치권이 때아닌 '궁궐' 논란에 빠져들었다.

발단은 김진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부터 시작됐다. 김 후보는 27일 검찰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에 대해 "궁궐에서 쫓겨나 사저에서 눈물로 지새는 여인에게 사약을 내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을 놓고 정치권은 발끈했다.각 당의 대변인들은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대통령님 옥체를 보전하시고, 꼭 환궁하세요"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처럼 김 후보의 인식 자체가 '왕조시대의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논평을 주업을 하는 각 당의 대변인들은 김 후보의 발언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한국당을 제외한 타당의 대변인들은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대부분 쓴웃음을 지었다. 야당의 익명을 요구한 대변인은 김 후보의 발언과 관련 "조선시대로 돌아가라고 하라"라며 "시대를 착각한 것이 아닌 시대 착오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기재 바른정당 대변인은 "(한국당이)사법부 판단을 존중하고 국민에게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맡다"며 "검찰의 판단에 이러저러한 말을 하는 것은 앞으로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김 후보나 박 전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의 과잉 충성이 오히려 정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김 후보의 인식이) 왕조정치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지금의 국정농단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민주정치를 희화화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민주정치를 주군을 섬기는 왕조정치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야 말로 매우 구태의연한 사고"라며 "새누리당 전신인 한국당 후보다운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김 후보의 소속정당인 정태옥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궁궐이라는 단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내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조선시대'라는 지적은 감정적인 이야기"라며 "이번 일은 개인에 대한 충성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이 양분되어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 오랏줄에 묶이는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 하냐는 것이다. 국격훼손과 국가의 형사정책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