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부지 제공에 불만…면세점 홈페이지 공격도
인터넷서는 무분별한 '애국 광풍'
"버스 손잡이에 한국기업 광고 있어 손잡이 안 잡고 탔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한 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용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제품에 대한 중국의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의 공식 중국 홈페이지는 열흘째 마비 상태다. 중국 해커가 정식으로 한국과 롯데그룹을 상대로 공격을 선언하기도 해 관련 피해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사드 부지 계약이 마무리 된 지난달 28일부터 롯데의 중국 홈페이지((http:www.lotte.cn)는 사이버 공격으로 다운됐으며 현재까지도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앞서 지난 2일과 3일 중국인 이용객이 많은 롯데면세점의 홈페이지 및 인터넷면세점 홈페이지에도 접속 장애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면세점 측의 조사 결과 중국 해커들이 이틀 간 롯데면세점 홈페이지를 공격, 마비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첫날 발생한 문제의 경우 중국 현지 IP를 이용한 디도스 공격이었다.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고 의도적으로 외부 유입을 차단, 영업을 방해한 셈이다.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중국 해커들이 공식적으로 한국과 롯데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며 이들이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에 반대해 행동에 나섰다고 전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10만여명의 해커 병력을 보유한 중국은 지난해 초 군 체제개편에 따라 신설된 전략지원군에 '사이버공간작전부대'를 창설하고 세계 각국을 상대로 사이버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인터넷 상에서는 한국, 한국기업, 한국산 제품, 한국 연예인 등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인기 한류스타 연예인의 사진을 인터넷에 업로드한 개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가하거나 "한국 여행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있나없나 오늘부터 찾아보겠다" "까르푸에서 아직도 롯데 물건을 판다, 가지말자" "버스를 타니 손잡이에 한국기업 광고가 있어서 손잡이를 잡지 않고 탔다" "맨얼굴로 다니더라도 한국산 화장품으로는 절대 화장하지 않겠다" 등 비이성적인 반응도 나타난다.
이와 함께 "중국의 불매운동으로 롯데가 한국 재계 서열 5위 자리를 잃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함께 떠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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