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4년만에 다시 네덜란드에 당했다.
대표팀은 7일 고척 서울 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졌다. 4년 전 WBC 1라운드 첫 번째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졌던 한국은 4년만에 다시 같은 팀에게 똑같은 점수로 영봉패 수모를 당했다. 4년 전 네덜란드전 패배 충격을 극복하지 못 하고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이 물건너간 상황이 됐다. 전날 이스라엘에 1-2로 패했던 한국은 2패를 기록하며 A조 최하위로 밀려났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스무 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타자만 세 명 있는 네덜란드 타선의 파괴력이 대단했다. 투수진은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타선은 여전히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 했다. 4안타와 볼넷 네 개를 얻었으나 1점도 뽑지 못 했다.
네덜란드 선발투수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13~2014년 KBO리그에서 활동했던 릭 밴덴헐크. 하지만 대표팀은 낯익은 밴덴헐크에게 4이닝 동안 꽁꽁 묶였다. 네덜란드의 두 번째 투수 디에고 마르크벌 역시 아는 투수였다. 마르크벌은 4년 전 WBC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던 투수. 마르크벌은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공격은 삼자범퇴로 허무하게 끝났다. 밴덴헐크의 투구 수는 열 개.
부담을 안고 등판한 대표팀 선발투수 우규민은 초반 흔들리면서 너무 쉽게 선취점을 내줬다. 네덜란드 1번 안드렐톤 시몬스에 좌익수 앞 안타를 맞았고 2번 주릭슨 프로파에게 우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았다. 비거리 125M. 우규민은 3번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3루타를 허용해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4번 블라디미르 발렌틴을 삼진, 5번 요나탄 스호프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우규민은 6번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3루 주자의 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2회말 선두타자 4번 이대호가 이번 대회 첫 안타를 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이대호는 밀어쳐서 1-2루 간을 뚫었다. 하지만 5번 손아섭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우규민은 2회말 첫 두 타자를 삼진 처리하면서 쉽게 넘어가는듯 했다. 하지만 9번 랜돌프 오두버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오두버는 2루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김태군이 던진 공은 2루수 서건창의 키를 훌쩍 넘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갔다. 오두버는 3루까지 진루했다. 우규민은 1번 시몬스에 3루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세 번째 실점을 했다.
한국은 3회초 공격에서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하성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9번 김태군과 1번 이용규가 연속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병살타에 발목을 잡혔다. 서건창이 유격수 땅볼을 쳐 이닝이 끝났다.
우규민은 3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처음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한국은 4회초에도 2사 후 손아섭이 2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5회초 선두타자 박석민이 좌익수 라인 바로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다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하성이 포수 파울플라이, 김태군이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됐다. 이용규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2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으나 서건창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또 다시 득점에 실패했다.
3회부터 흐름은 분명 우리 쪽으로 기울었다. 네덜란드는 별다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 했고 반면 한국은 3회 1사 1, 2루, 4회 2사 2루, 5회초 무사 2루에 이어진 2사 1, 2루 기회가 계속됐으나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6회말 수비에서 하위타선에 추가 2실점 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주고 말았다. 2사 후 8번 리카르도에게 안타를 내줬고 9번 오두버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았다.
분위기가 넘어가자 대표팀 타선은 더욱 무기력해졌다. 7회초 공격을 삼자범퇴로 무기력하게 마쳤고 8회는 볼넷 하나만 얻었을 뿐 안타 없이 공격을 끝냈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2사 후 최형우가 내야안타를 하나 쳤을 뿐 끝내 득점을 만들어내지는 못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