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페스티벌 기념티셔츠 판매수익금 3200만원, 가정형편 어려운 학생 14명 장학금 지원...어르신 나눔 후원회, 구두수선대 운영자회 등 주민, 상인, 기업봉사단 온정 끊이지 않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초구(구청장 조은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복지사각지대 가정에 희망과 행복을 전달하는 주민들의 나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주민들이 십시일반 구매한 서리풀페스티벌 티셔츠의 판매 수익금 3200만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돼 장애를 겪고 있는 중고등학생과 등록금 마련이 어려운 대학생 등 14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각각 100만~300만원씩 지원됐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번에 서리풀페스티벌 장학금을 받은 김 아무게(여, 45)씨네의 경우 이웃 주민들이 나서서 구청의 지원을 요청해 왔다. 지적장애를 가진 두 아이들을 돌보며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까지 부양했던 김씨는 힘겹게 가족의 생계를 꾸려갔던 가장이었다.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생활의 고통으로 술에 의존하며 세상과 담을 쌓았다.
구의 통합사례관리사가 김씨네 가정을 방문해 자세한 형편을 확인하면서부터 종합적인 지원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책정을 이끌어 내고, 치매를 앓고 있던 노모는 치매지원센터에서 돌볼 수 있도록 했다. 이들 가족이 세상을 향해 한발짝씩 내딛게 된 것은 이웃들과 통합사례관리사들의 관심과 온정 덕분이었다.
구의 통합사례관리사들은 김모씨처럼 소외된 위기가정에게 필요한 것을 연계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 해결사들이다. 지난해 1409건의 서비스를 연계해 상담에서부터 병원치료, 부채금융문제 해결, 자활자립 등을 돕는 수호천사 역할을 도맡아 왔다.
더불어, 소외계층을 찾아 손 내미는 주민들은 서초의 기부천사다.
‘어르신 나눔 후원회’의 박병용 회장은 지난 15일 저소득 조손가정 학습비 지원을 위해 1억원을 기탁하기로 약속했다. 조손가정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어르신 나눔 후원회’는 2013년 양재 노인 종합 복지관 이용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다. 74명의 어르신이 후원회원으로 활동하며 18개 조손가정을 결연해 매달 학습비 5만원씩, 총 90만원을 정기 후원하고 긴급의료비, 교복지원 등도 돕고 있다.
지난 21일 ‘양재2동 청소년 아동복지위원회’ 는 저소득 가정의 대학 신입생 4명에게 50만원씩 총 200만원을 전달했다. 전달한 장학금은 위원회 회원들이 일일찾집을 운영해 마련한 수익금이었다.
특히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구두수선대 운영자회는 2005년부터 12년 동안 매월 30만원씩 저소득 아이들의 장학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이와 함께 1990년부터 27년동안 ‘사랑의 구두닦이 일일봉사’로 수익금 전액을 매년 기부,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해도 4422만원에 이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나눔 활동은 해외까지 펼쳐진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4회째 글로벌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 서초2동 직능단체협의회와 자원봉사캠프는 ‘사랑의 러브켓’ 200개를 만들어 지난 10일 필리핀 세부 막탄지역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러브켓은 손수 제작한 주머니에 희망메시지를 담아 아이들 학업이 필요한 연필, 가위, 색종이 등을 채운 사랑의 주머니다. 서초2동 직능단체 협의회 이종환 회장이 학용품을 후원하고 자원봉사캠프 회원과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지역 상인들과 기업봉사단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교대곱창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건강 간식을 제공하는 구의 ‘건강충전 영양꾸러미 사업’ 을 2013년부터 매년 2000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성장기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한 간식을 주 3회 5개소의 지역아동센터로 배달해 영양섭취가 취약한 120명의 소외계층 아이들의 건강을 4년째 챙겨오고 있다.
동원 F&B 사랑의 봉사단은 지난 17일 참치, 햄, 김 현미밥 등을 담은 사랑의 식품상자 120박스(700만원 상당)를 저소득 취약계층이 지역아동센터와 공부방에 전달했다.
지난 13일 마무리 된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총 12억7000만원이 기부돼 사회복지시설 및 저소득층의 생계비, 의료비, 장학금 등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서초 주민들이 자랑스럽다” 며 “어둡고 그늘진 곳의 사회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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