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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불이익 걱정에 내라해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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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불이익 걱정에 내라해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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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검찰 주요 총수·임원들 진술조서 공개
-최태원, "사면받고 경제살리기 의무 더 잘해야하는 상황"
-김승연, "청와대 막강한 영향력…거절 어려웠다"
-대기업 임원들, "靑지시사항 일방적 통보받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총수와 경영진들은 두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것은 청와대로부터 직간접 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모종의 대가나 특혜를 전제로 낸 것이 아니라 정권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이런 내용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나라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고, 재계 순위에 따라 출연한다는 사후 보고를 받았다. 사면 취지로 일자리 창출을 (정부에서)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사전) 보고받았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출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사면받고 출소 후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보인다"고 묻자 최 회장은 "경제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지만 저는 더 잘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경위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치명적인 손해가 아니면, 이를 거절하면 예상되는 불이익을 막기 위해 재단을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 하는 데 안 할 수 없지 않나"라고 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25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비공개 단독 면담 자리에서 대통령이 한화그룹의 애로사항에 대해 물어보자 "신경 써주셔서 힘든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통령이 구체적인 사업상 애로사항이 있는지 묻자 태양광 사업에 대해 언급하며 중요한 사항이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전경련 요청에 따라 (출연을) 결정한 뒤 사후 보고를 받았고, '대통령이 면담 때 얘기했던 것이 이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두산그룹 임원 김모씨는 검찰이 "전경련이 (기금 출연) 협조요청을 한다고 표현했지만 사실 청와대 지시사항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형식적으로는 협조해달라고 했지만, 전달사항처럼 요청했다"고 했다. 김씨는 미르재단 기금 규모가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어난 배경에도 대통령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금호그룹 임원 김모씨도 "(출연이) BH(청와대) 관심사항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미르재단에 서둘러 출연 결정하게 된 것을 두고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전경련 내에서의 그룹 위상, 사회공헌 활동에 치중하는 그룹의 방향성 등에서 불가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최모 부사장은 포스코가 미르재단에 30억원 출연 결정을 내린 뒤 이사회의 사후 추인을 받는 과정에서 이사진들의 이의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공개한 포스코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 이사는 "이게 말이 되느냐. 재단을 만들고 관여도 못하고 이런게 어디있느냐"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최 부사장은 검찰이 "미르나 K재단처럼 갑자기 전화해서수십억씩 받아가는 경우가 있었느냐"고 묻자 "일해재단이 기억난다. 그 외에는 없다"고 답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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