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오직 남자에게만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하는 이란에서 여성이 남장을 한 채 축구경기장 입장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고 현지 언론 더트리뷴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8명의 소녀들이 테헤란 남서부의 아자디 경기장 입장을 시도했지만 경비원이 이를 발견해 입장을 거절당했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두 팀인 에스테갈 테헤란 FC와 페르세 폴리스 FC의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는 3-2로 에스테갈의 승리로 끝났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을 금지하고있다. 여성들이 경기장에서 험하고 거친 말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명목에서다.
이란 내무부 관료는 "경기장에 몰래 들어가려는 여성들은 종종 있었다"면서도 "혼잡한 곳은 여성에게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입장 금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다룬 영화가 2006년 개봉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작품 '오프사이드'는 소녀들이 소년으로 변장해 경기장에 잠입한 후 경기를 관람하려고 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일부 경기에서 여성 출입 제한을 완화하는 방침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농구와 배구 대회는 전용 구획을 설치한 다음 여성의 경기장에 입장을 인정하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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