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가동 이후 면적 42% 늘어…포항제철소의 2배로 성장
매립 통한 부지 확장이 광양제철소 경쟁력
주 생산 품목도 부가가치 높은 신사업으로
광양 기가스틸 상용반 신설하고, 리튬 공장도 가동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올해로 설립 30년을 맞았다. 그새 부지는 절반 가까이 늘었고 생산량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 생산 품목도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부턴 철강 부문에서는 기존 자동차 강판의 품질을 높인 '기가스틸', 비(非)철강 부문에서는 신소재인 '리튬'을 본격 생산한다. 광양제철소보다 1972년 설립된 포항제철소보다 15년 늦게 출발했지만 신사업 요체로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지 확장이 경쟁력…포항제철소의 2배
광양제철소가 1987년 4월 제1고로에 불을 지핀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제철소 크기는 여의도 2.2배만큼 늘어났다.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슬래그(철광석 찌꺼기)로 계속 바다를 매립을 해온 것을 빼놓을 수 없다. 30년 전 광양제철소 면적은 1507만4380㎡였지만 현재 2148만7603㎡로 42.5% 늘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1084만2975㎡)의 두 배 크기다.
이미 설비포화상태인 포항제철소보다 광양제철소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는 동해에 위치한 데다 제철소 형태가 U자형이기 때문에 매립 자체가 불가능 하다"며 "이와 달리 광양제철소는 가로 방향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형태라 매립하기가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포항제철소는 이미 면적당 조강생산량이 한계치에 닿았다. 그러나 광양제철소는 땅 자체를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설비를 늘리는데 제약이 덜하다. 30년 간 광양제철소 조강생산량은 1180만t에서 2170만t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광양 내 신설된 기가스틸 상용반ㆍ리튬 공장
광양제철소는 주로 포스코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 외관에 쓰이는 초고장력강판을 생산한다. 포스코 자동차 강판 생산량 중 약 90%가 광양에서 만들어진다. 현재 4개의 열연, 4개의 냉연 라인에서 자동차 강판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은 세계 30여곳의 자동차 업체에 납품된다. 지난해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약 900만t 정도다.
광양제철소는 차세대 자동차강판 기가스틸 생산도 준비 중이다. 지난 1월 말 포스코 인사에서 철강생산본부 내 광양제철소 기가스틸 상용화 추진반도 신설됐다. 2020년까지 초고강도 자동차강판 '기가스틸'(1㎟당 100㎏의 하중을 견디는 강재) 판매량을 100만t 규모로 끌어올려 한해 추가 매출 1조원을 내겠다는 판매 계획을 세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해야하는 포스코가 품질력으로 앞설수 있는 제품은 자동차 강판"이라며 "광양제철소가 포스코의 밑거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미래 성장 사업으로 꼽은 리튬공장도 광양제철소 내에 새로 세워졌다. 지난주 포스코는 연산 2500t 규모의 리튬생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이곳에서 생산한 탄산리튬을 올해 안 LG화학ㆍ삼성SDI에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를 고려하면 리튬 시장은 2025년에는 18만t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외 연 4만t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리튬생산 기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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