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2500t 규모 공장 준공
LG화학, 삼성SDI 등 고객사에 상반기 인증받아 연내공급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백색 황금' 리튬에 승부수를 띄웠다. 권회장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앞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비철강 부문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인 리튬이 올해부터 LG화학, 삼성SDI가 만드는 노트북과 전기차 배터리 등에 채택된다. 배터리 양극재 재료인 리튬은 지금까지 전량을 수입해왔다. 포스코의 리튬 자체 생산 덕분에 고객사들은 한해 2500만달러(약286억원) 규모의 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7일 광양제철소 내 연산 2500t 규모의 리튬생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인증 절차를 마치고 연내 고객사들에게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준공식에는 권 회장을 비롯해 고객사인 이웅범 LG화학 사장, 조남성 삼성SDI 사장도 참석했다.
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많은 제약과 난관에도 오늘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은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비전과 열정이 뚜렷했기 때문"이라며 "배터리용 리튬은 물론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과 양음극재 개발과 같은 에너지소재 사업에서 차별화 된 기술경쟁력으로 신성장 사업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연간 2500t의 탄산리튬을 LG화학ㆍ삼성SDIㆍ포스코ESM(이차전지용 양극재 제작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약 7000만개의 노트북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리튬은 현재 국제 시세로 t당 1만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는 생산 중인 탄산원료인 인산리튬을 폐(廢)이차전지 재활용업체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이차전지의 재활용 분야에서도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폐이차전지에서 추출한 인산리튬으로 초도생산한 탄산리튬을 시험 평가한 결과 입도ㆍ순도ㆍ용량 등 품질 기준에서 기존 제품과도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해외 염호(소금호수) 확보를 통해 탄산리튬의 원료인 인산리튬도 생산할 계획이다. 염수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인산리튬을 추출한 후 탄산리튬으로 전환하는 공법을 갖췄다.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가량 소요되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과 달리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 리튬을 추출해낼 수 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30~40%에서 80% 이상으로 높고, 리튬 순도도 99.9%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전세계 배터리용 탄산리튬 수요는 2002년 6000t에서 2015년 6만6000t으로 급성장했다. 향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를 고려하면 2025년에는 18만t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포스코는 앞으로 국내외 연 4만t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리튬생산 기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최근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비철강 부문 등을 직접 챙기며 그룹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리튬사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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