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100억호주달러 확대…"중층적 금융안정망 강화"
한국·호주 경제·금융연계성 높아지는 추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국와 호주가 통화스와프 규모를 2배 확대해 계약을 재연장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기존의 무역결제 외에 금융안정을 위한 인출도 가능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도 한층 강화될 걸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8일 호주 중앙은행(RBA)과 이같은 내용으로 2014년 2월 체결된 통화스와프 계약을 3년 연장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호주는 오는 22일 만기 도래를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긴밀한 협력을 진행해 왔다. 서봉국 한은 국제국장은 "국제통화인 호주 통화와의 스와프가 확대되고 위기시 금융안정 목적으로도 인출할 수 있게 돼 중층적인 금융안정망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나라는 이번 계약을 통해 통화스와프 규모를 100억호주달러(한화 9조원)로 확대했다. 이는 50억호주달러(5조원)였던 이전보다 2배 확대된 규모다. 호주는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최고등급인 AAA를 부여한 국가로, 호주달러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 국제통화로 거래되고 있어 유용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달러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환거래규모 5위, 외환보유액 구성 비중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금융안정을 위한 목적으로도 인출이 가능하다. 기존 계약에는 무역결제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었지만 금융안정망 강화를 위해 이같은 목적을 추가하기로 최종 합의한 것이다.
서봉국 국장은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3년전 호주와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했을 때 보다 원화가 강세로 가 있어서 이를 기준으로 규모를 책정한 것"이라며 "이제는 금융시장 위기시 금융안정을 목적으로도 상대국의 통화를 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한국의 8위 교역국으로 최근 경제·금융의 연계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두 나라간 교역규모는 약 230억달러로, 우리나라의 대(對)호주 수출, 수입 규모는 각각 75억달러, 152억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품은 승용차, 석유제품 등 공업제품, 수입품은 유연탄, 철광, 가스 등 천연자원으로 상호 보완적인 교역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호주는 상대국 통화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최근 빠르게 확대되면서 금융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호주 금융기관들의 상대국통화 익스포저는 지난해 3월말 기준 한국은 43억5000만미달러, 호주는 1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초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던 2014년 2월말에 비해 각각 30.5%, 27.0% 증가한 것이다. 이에 두 나라의 중앙은행은 상대국의 통화 표시 자산을 외환보유액 운용대상에 편입하는 협력관계를 늘려가고 있다.
서봉국 국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고 외환건전성도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층적 금융안정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각국과의 통화스와프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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