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조직 남길 경우 "시늉만" 비판…미래전략실 완전 해체에 무게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에 기능 분산·이관하는 방안 유력
전문 경영인 중심 위원회·협의체 통해 계열사 업무 조정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김은별 기자, 원다라 기자]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어떻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전실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해왔다는 점에서 해체 여부보다는 기능의 이전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 관계자는 7일 "현재 현대차, SK, 롯데 등 다른 그룹사의 컨트롤타워를 벤치마킹하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며 "특검 수사가 끝나는 대로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미래전략실 해체는 그룹 쇄신방안과 맞물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뉴삼성'의 밑그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범위, 방식, 시기 등을 놓고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일부 잔류 Vs 완전 해체=삼성 미래전략실은 각 계열사 업무를 조율하고 사업방향을 제시하는 등 그룹의 컨트롤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수차례 조직개편을 거쳐 현재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 7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200여명의 임원과 고참급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미래전략실이 해체될 경우 계열사간 업무조정을 위해 일부 필요 인원만 남겨놓고 대부분 기능을 주요 계열사로 이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은 완전 해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그룹 조직은 완전히 해체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잔여 조직을 남기지 않고 모두 해체하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조직을 남길 경우 "시늉만 냈다"라는 외부의 따가운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컨트롤타워를 부활시키려한다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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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실 각 기능, 어떤 계열사로 분산되나= 완전 해체에 무게를 둘 경우, 다음 단계는 '어떻게 나눌 것인가'다.
삼성 안팎에 따르면 미래전략실 별도 조직을 신설하지 않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에 기능을 분산해 이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전자 계열사, 삼성생명은 금융 계열사, 삼성물산은 바이오와 중공업 계열사를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미래전략실 조직 중 인사와 법무, 경영진단팀은 계열사 조직으로 흩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략팀과 기획팀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향후 지주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역할이 기대된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의 경우 TF(태스크포스) 성격이 컸던 만큼 삼성생명 소속이 돼 금융계열사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커뮤니케이션팀의 경우 현재로서는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소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팀 내에 두 개의 그룹을 꾸리고 1팀은 제품과 실무, 2팀은 그룹 현안을 챙기는 방식이 되는 셈이다.
◆사장단협의회 부활 여부도 고민= 미전실 해체에 대해 우려되는 대목이 있다. 그룹 내 계열사간 경영 전략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다. 투자 방향, 브랜드관리, 노사관계 등 큰 그림을 조율하는 힘이 약해지지 않겠냐는 지적인 것이다.
이 때문에 미전실을 해체시키더라도 전문경영인 중심의 위원회나 협의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삼성 특검 이후 전략기획실을 해체할 당시 삼성그룹은 사장단협의회 체제로 바꾸고 사장단협의회를 지원하는 업무지원실을 설립했다.
협의회 산하에는 비상근 형식의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설립했다. 계열사별 유사, 중복사업을 조정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투자조정위와 전체적인 삼성 브랜드 통일성 유지를 위해 브랜드관리위가 필요하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당시 상황을 삼성그룹이 참고할 수 있겠지만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사장단협의회의 순기능을 여론이 얼마나 이해할 것인가가 관건인 셈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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