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센텀시티 C부지 개발 박차·대구점 등도 성업
롯데, 부산본점 증축…1020 지갑 열기
올리브영 "부산 공략 통해 영남권 인지도·매출 상승"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부산, 대구 등 영남권에서 공격적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영남지역 내수도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과감한 전략으로 소비자 지갑 열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내 부산 센텀시티점 C 부지 개발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은 신세계가 센텀시티에 확보한 A, B, C 부지 가운데 개발하지 않은 1만6512㎡ 규모 땅이다. 신세계는 앞서 A 부지에 2009년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를, B 부지에는 지난해 초 복합 쇼핑센터 신세계 센텀시티몰을 각각 세워 영업하고 있다.
C 부지는 전시장 및 공연장, 몰을 갖춘 복합 커뮤니티 시설로 꾸며져 더욱 많은 쇼핑객을 끌어 모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센텀시티점은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대구점, 김해점 등 영남권 매장들이 소비 침체에도 불구, 매출에서 선방해왔다.
지난해 4분기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1조 2860억원,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7% 성장했다. 핵심인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매출이 1년 전보다 각각 22%, 17%씩 고성장한 영향이 컸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업계 불황 속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 초대형 점포에 힘입은 차별적 성장이 나타나는 중"이라며 "신규점 적자는 대구점에서만 연 100억원 이내로 크지 않고 스타필드 하남점과 김해점 영업이익은 이미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강남ㆍ하남점을 제외하곤 신세계백화점 성장의 주역들이 모두 영남권에 몰려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설 선물 매출이 1년 전보다 3.8% 깎인 가운데 영남권 지점의 성장세로 겨우 '1월 장사'에서 체면치레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수도권보다 지방 경기가 더욱 좋지 않은 데도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영남권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지금까지는 매출이 잘 나오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전통의 강자인 롯데백화점은 부산본점 후문에 공사 중인 9층짜리 추가 판매시설을 올해 6월께 완공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여기에 10~20대 고객을 겨냥한 패션 상품을 집중 배치한다. 최근 3년 간 9000억원 초반대 매출을 기록해온 부산본점은 증축을 통해 롯데백화점 본점ㆍ잠실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뒤를 이어 '매출 1조원 백화점' 타이틀 획득을 노리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도 부산 공략에 열심이다. 지난해 11월 부산역 내에 점포를 개설한 데 이어 한 달 뒤엔 중구 비프(BIFF)광장로에 지방 첫 플래그십스토어인 광복본점을 만들었다. 두 곳 다 부산지역 내에서 손꼽히는 요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부산이 제2의 도시고, 외제차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구매력 측면의 매력도 있어 분석을 거쳐 공격적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은 부산지역 마케팅을 바탕으로 영남권 인지도와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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