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부타디엔 t당 2650달러까지 상승
-제동력 및 마모성 만족 SSBR
-품질경쟁력 승부, 생산 확대 전망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윙 드르륵~ 윙 드르륵~.
설 연휴를 3일 앞둔 24일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 역동적인 분주함을 나타내 듯 기계음 소리가 요란했다. 주력 상품인 합성고무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컨베이어 벨트 위로 네모 반듯한 백설기 모양의 합성고무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었다. 자동화된 시설이어서 최종 제품의 이상 유무를 검수하는 인원은 7명 남짓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친환경 고부가 가치제품으로 주목받는 고기능성 합성고무(SSBR). 하루 생산량이 235t에 이른다. 25t 트럭 기준으로 10여대에 이르는 양이다. 기본적으로 합성고무 제품은 정제-중합-혼합-회수-제품 공정을 거친다. 고기능성 합성고무는 이 과정에서 재료 구조와 분자량 등의 고난도 기술을 적용해 탄생된다. 박근홍 여수고무제2공장 생산2부장은 "여수공장에서 고기능성 합성고무의 연간 생산능력은 6만3000t 규모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기능성 합성고무가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 합성고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기존 합성고무로 만든 자동차 타이어는 제동력과 마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제동력을 높일 경우 마모성이 커지고, 제동력을 낮추면 마모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능성 합성고무로 만든 타이어는 마모성과 제동력, 아울러 연비도 잡는 1석 3조의 특성을 갖고 있다. 박 부장은 "여수공장에서 고기능성 합성고무의 연간 생산 비중은 10% 정도인데 계속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황은 녹록치 않다. 새해 벽두부터 합성고무 제품의 주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부타디엔 가격은 올해 1월 둘째주 기준으로 t당 2650달러까지 올랐고, 제품인 고무 가격은 t당 2475달러를 기록했다. 결국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제품인 고무보다 t당 175달러나 비싼 상황이다. 부타디엔을 들여와 여러 가공 절차를 거쳐 다양한 합성고무를 만드는 금호석유회학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공장 관계자들은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품질 경쟁력을 갖췄다"며 위기 극복을 자신했다.
고기능성 합성고무에 대한 투자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대전 대덕산업단지에 고기능성 합성고무 관련 연구팀도 뒀다. 세계 유수 타이어 제조사들의 기술협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장갑종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공장장은 "고기능성 합성고무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에 앞으로 고부가 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고무제2공장 외관에는 '2020'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는 현수막이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나타내는 숫자다. 2020년까지 '세계 1등 제품(세계 일류 상품)' 20개를 보유한 매출액 20조원 규모의 세계적인 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여수=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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