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손' 개미…연초부터 헛손질

순매수 종목 상위 10개 평균 주가 상승률 -1.37%…기관 8.61%, 외국인 2.13% 상승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올 들어서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투자 성적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흐름과는 달리 증시 하락에 베팅했고 기업 실적이 부진한 종목이나 은행주 중에서도 올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을 매수한 탓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 거래일인 2일부터 지난 13일까지 2주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종목 상위 10개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1.3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관이 많이 투자한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는 8.61%, 외국인은 2.13% 상승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종목 상위 10개의 주가 상승률은 -33.95%를 기록해 기관(27%), 외국인(14.19%)에 크게 못미쳤는데 연초부터 똑같은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0개 중 반도체 관련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삼성물산은 올랐지만 나머지 7개의 주가는 하락했다. 특히 증시 하락에 베팅했는데 올 들어 코스피가 지난 13일까지 2.48% 오르면서 예상을 빗나갔다.

개인이 많이 산 코스피200선물 지수 일간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와 'TIGER200선물인버스2X' 주가가 각각 6.28%, 6.27% 하락했고, 코스피200 지수 일간수익률의 -1배로 움직이는 'KODEX인버스' 주가도 3.05% 내렸다.

지난해 연말 랠리를 펼쳤던 은행주는 올 들어 종목별로 흐름을 달리 하고 있는데 하필 개인이 많이 산 기업은행 주가는 3.54% 하락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국내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백화점주가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개인이 집중 매수한 현대백화점 주가가 연초후 9.63% 하락한 것도 투자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반면 기관은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9개 종목이 올랐고, 외국인은 8개 종목이 상승했다.

기관의 경우 증시 상승을 점치고 코스피200 지수 일간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레버리지'를 가장 많이 사들였는데 연초후 코스피 상승에 힘입어 이 종목에서 6.73%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유일하게 손실을 낸 종목은 코스닥150 지수 일간수익률의 2배를 따라가는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로 연초에 코스닥 중소형주가 크게 뛰는 '1월 효과'가 사라지면서 이 종목의 주가가 1.23% 하락했다.

KODEX레버리지의 뒤를 이어 많이 매수한 종목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LG화학인데 이들도 톡톡히 효자노릇을 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유마진 개선으로 정유화학주가 올 들어 강세를 나타내면서 SK이노베이션은 연초후 10.58%, LG화학은 같은 기간 8.43% 주가가 상승했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해만 12% 이상 올라 1년7개월만에 5만원을 돌파하면서 기관의 투자 수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외국인도 정유화학주인 LG화학과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TIGER200' 등에 투자해 각각 8.43%, 3.2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이나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전자, 정보기술(IT), 소재, 화학주, 비철 관련주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적어도 1분기까지는 지수의 특정 방향에 강하게 베팅하는 인버스나 레버리지 ETF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