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혜 인턴기자]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집회를 성폭행에 비유한 만화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와 디씨인사이드 ‘카툰-연재 갤러리’에 정치적인 내용이 담긴 만화 한 편을 게시했다. 이는 ‘탄핵 일지’ 방식으로 그려져 2016년 11월17일부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2월9일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표현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성폭행이라는 소재가 사용됐다는 것. 새누리당은 만화에서 빨간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 캐릭터로 등장한다. 첫 장면에서 이 여성은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꺼진다”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내뱉는다.
이어 시국을 비판한 국민들이 반라의 건장한 남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남성들은 눈물을 흘리는 여성 캐릭터를 성폭행하며 “이제 진짜 주인이 누군지 알겠냐”는 대사를 내뱉기도 한다.
만화를 그린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이미지를 불편하게 여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자신들의 가치 있는 행위가 강간으로 묘사되어 불쾌하게 여겨질 것”이라며 “(포르노그래피) 작업들은 기겁할 정도로 기괴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 솔직함을 좋아하는 바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만화를 본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강간 판타지’가 현실 피해와 피해자들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아울러 그런 묘사와 표현이 어떤 ‘2차 피해’로 피해자들에게 돌아오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범죄를 정당화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또 ‘야하다’, ‘재밌다’ 등의 반응을 보인 일부 댓글에도 “시위하신 분들 남녀노소 관계없이 전부 강간범으로 만들어버렸는데 이게 웃음이 나오냐”, “국민을 강간범으로 묘사하는 게 제정신이냐”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은혜 인턴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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