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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천경자 ‘미인도’ 진품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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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25년을 끌어온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관련 검찰이 진품이라고 결론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가짜인 ‘미인도’가 진품인 것처럼 주장한다”며 올 4월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고 19일 밝혔다.

‘미인도’ 소장이력 조사,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감정, 미술계 전문가 자문,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및 자칭 위작자 등을 상대로 한 조사 내용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는 진품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1977년 ‘미인도’를 완성한 천 화백은 당시 ‘그림을 사겠다’는 중앙정보부 실장급 간부 측에 미인도 등 그림 2점을 건넸다. 이후 미인도는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 측에 선물돼 보문동 자택 응접실에 내걸렸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 신군부 계엄사령부 산하 기부재산처리위원회에 헌납됐고 재무부, 문화공보부를 거쳐 1980년 5월에야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됐다.

그러나 천 화백은 1991년 “재료, 채색기법 등이 자신의 작품과 다르다”며 위작 논란을 제기했고, 논란은 작년 8월 그가 숨을 거둔 이후로도 사그라들 줄 몰랐다. 검찰은 논란이 된 미인도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안목감정은 물론 X선·원적외선·컴퓨터 영상분석·DNA 분석 등 과학감정 기법을 총동원했다.
검찰은 미인도에서 특정 화랑의 화선지 위에 백반 등으로 바탕칠을 한 뒤 이후 두터운 덧칠 작업을 거쳐 값비싼 희귀 안료 ‘석채’로 마무리하는 천 화백 고유의 제작방식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육안으로 알아보기 힘든 압인선(날카로운 필기구 등으로 사물의 외곽선을 그린 자국), 그림 밑층에 숨겨진 다른 밑그림이 나타나는 특징 등 천 화백의 다른 작품에서 드러나는 것과 동일한 특징도 확인됐다.


천 화백 유족이나 미술관 등 각계로부터 추천받아 선정한 9명의 감정위원 대부분도 ‘석채’ 사용, 두터운 덧칠, 붓터치, 선의 묘사, 밑그림 위에 수정해나간 흔적 등에서 천 화백의 다른 작품과 동일한 특징이 나타난다며 진품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통상 원작을 그대로 베끼거나 다소 변형한 스케치 위에 단시간 내 채색하는 위작 작법을 감안할 때, 미인도의 원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1776년 ‘차녀 스케치’는 올해 처음 외부에 공개된 사정 등도 한 몫했다. 위작자를 자처했던 이도 “명품에 가까운 수작으로 자신의 위작 수준으로는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한다.


주목받던 프랑스의 유명 감정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미인도가 진품일 가능성이 0.00002%”라는 정반대 결론을 냈다. 그러나 검찰은 위작 논란이 전무한 동시대 천 화백의 다른 작품 역시 진품 가능성이 5% 미만이라는 분석결과나, 미인도의 소장 이력 등에 비춰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결론냈다.


검찰은 다만 언론 기고문 등에 “이미 국과수 등의 과학감정 결과 ‘진품’으로 확정됐고, 법원서도 ‘판단불가’ 결정을 내렸다”고 허위사실을 적시해 천 화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실장 1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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