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연말에 이어 내년 초까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일까.
9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내년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 인상될지 이날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확률은 100%이고 중요한 건 이날 결정될 '금리인상 속도'라고 입을 모은다.
오는 14일 열리는 FOMC에서 옐런 의장이 이번 FOMC에서 온건한 정책 유지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시켜 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100%로 금리인상 자체에 대한 부담은 없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미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와 관련한 옐런 의장의 발언 및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 온건한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며칠간 국내 증시 상승은 다음주 FOMC에서 온건한 정책이 채택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또 하나의 변수로 거론되는 것이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다. ECB는 전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시중에서 국채를 매입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 규모는 매월 800억유로에서 내년 4월 이후 400억유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채 매입규모 축소 발표에 유럽증시는 이미 '테이퍼링(점진적 축소)'이 시작됐다는 논란이 확대되며 증시 약세폭을 키우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를 절충안에 가까운 '비둘기파적 테이퍼링'이므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드라기 ECB 총재가 페이퍼링 우려를 잠재우려는 발언을 한 것을 들어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이를 테이퍼링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아 이번 조치는 적극적인 부양 의지보다는 절충안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 논의는 없다'고 일축하며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낸 데 힘입어 미국 증시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면서 "향후 한국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1월 OPEC회의에서 산유국들 간의 감산합의를 통해 모멘텀을 확보한 국제유가상승도 국내 증시에 자금을 유입할 요인으로 꼽힌다.
김한진 KT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은 신흥국 자산에 대한 위험도를 낮춰 신흥국으로의 자본 이동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증시가 외국인 추가 매수세를 유인하려면 유가상승과 더불어 신흥국 전체 금융 위험 감소와 달러약세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달러의 약세 전환이 어렵다면 국내 증시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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