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문제원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 물증으로 주목받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대변인)는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로부터 인계받은 수사기록 가운데 정 전 비서관 관련 녹취록을 수사팀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6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전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 등 서면 이외 형태의 물증은 아직 인수인계를 마치지 못했다. 특검팀은 다음주 초 개청을 목표로 보안설비 및 조사시설 등을 갖춘 사무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검찰 특수본은 정 전 비서관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등과 각각 나눈 대화 내용이 녹음된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정 전 비서관은 국정비밀 유출 관련 두 사람 사이 ‘메신저’ 역할을 하며 지시사항을 꼼꼼히 챙기려고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두 주인공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이나 말투, 억양, 분위기 등이 고스란히 담긴 만큼 의혹의 실체를 드러낼 핵심 물증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안,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대통령 말씀자료, 정부부처와 대통령 비서실 보고문건, 외교자료와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자료 등 총 180건의 문건을 최씨 측에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그 중 드레스덴 연설문, 박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표 등 47건이 국정비밀에 해당한다 보고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지난달 20일 정 전 비서관을 구속기소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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