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대형은행 수장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정책과 월가 출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의 금융권 규제완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금융위기 이후 기를 제대로 펴지 못했던 미 은행산업이 봄을 맞을 것이란 예상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한달여 동안 미국 은행주는 20%나 뛰었다.
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포럼에서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대형은행들의 자본 확충과 수익능력에 대해 회의감을 가져왔지만 대선은 이런 생각들을 완전히 바꿔놨다"면서 "투자자들이 긍정적 관점을 가지는 게 놀라울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령계좌 스캔들로 사임한 존 스텀프 CEO의 뒤를 이어 10월부터 수장직을 맡고 있는 티머시 슬론 CEO는 은행권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가 단행할 규제 정책 변화를 한 두 가지 꼽아달라는 질문에 연간 스트레스테스트(건전성 평가)와 자기자본 규제를 언급하면서 "이는 수많은 예 중의 하나이며 한시간 동안 더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슬론 CEO는 또 "금리인상기에 대한 기대하고 있다"면서 "금리가 너무 높아 경제를 헤치는 정도가 아니라면 괜찮다"라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법인세 인하를 언급했다. 그는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의 법정세율과 실효세율이 가장 높다"면서 "언제쯤이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감이 너무 크다며 과도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타냈다. 그는 "JP모건의 주가는 선거 이후 믿을 수 없을 만큼 선전했는데 이는 트럼프 정부가 잘 될 것이라는 희망에 기반한 것"이라면서 "이런 희망이 맞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은행들 사이에서 인프라 투자나 규제완화와 같은 트럼프 정부의 공약들이 제대로 시행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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