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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독무대 펼쳐졌지만…" 말실수·공조 이상 등 난맥상 보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8초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힘겨루기를 하던 상대방이 갑자기 고꾸라지자 극단의 불균형에 따른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이 분당 위기 등을 겪으며 위기를 맞은 가운데 야당만의 독무대가 펼쳐지고 있지만 잇따른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야당간 공조가 빈번하게 깨지는 등 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광주전남 공동출정식'에서 한 발언을 급하게 수습해야 했다. 추 대표는 "박 대통령이 미용을 위해 2000억원 이상을 썼다는 새로운 사실이 오늘 드러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추 대표가 메모 내용을 잘못 읽은 것이다. 민주당은 밤사이 2000억원이 아니라 2000만원이라고 발언 내용을 정정해야했다. 추 대표가 언급한 2000만원은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통해 청와대가 구매한 의약품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앞서 추 대표는 지난 18일에 박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고 언급한 뒤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단 정보도 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행 헌법은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해도 국회 과반수가 해제를 요구하면 해제할 수 있다. 현정부가 계엄을 준비할지도 의문이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계엄령은 실효적 능력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추 대표의 언급은 무책임한 선동으로 비판받았다.


법인세ㆍ소득세 인상 문제도 논란이다. 당초 야당은 최순실 게이트 파문 이전만 해도 정부, 여당과의 세금전쟁을 준비했다. 하지만 여당이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야당의 뜻이 관철되기 손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더욱이 야당 출신 국회의장에, 예산안과 관련된 세법은 상임위에서 여야 간 합의 없이도 의장 직권상정이 가능하다. 세금 인상만 놓고 보면 야당과 국회의장이 결심만 하면 인상을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야당은 그동안 이명박정부 당시의 법인세 인하로 대기업들의 곳간만 채웠을 뿐 투자 등은 없었다고 질타해왔다. 반면 여당은 법인세 인상 시 투자여력 위축, 국제 경쟁력 약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양측 간 힘의 균형이 유지되어 왔지만, 최순실 게이트 이후에는 힘의 균형이 급격히 무너져 야당의 뜻이 관철되기 유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대외 환경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자가 미국의 법인세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세계가 다시 법인세 인하 경쟁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4일 원내정책회의에서 "그동안 주장해 온 법인세,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을 통한 재원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이 정치 협상 무대에서 사라지면서 야당간 갈등도 여러차례 불거졌다. 박 대통령 거취 문제를 두고서 야당은 그동안 숱한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다. 추 대표의 단독 영수회담 제안에서부터, 총리 선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탄핵안 발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서 전술적 이견을 드러냈다. 야당간 갈등 양상은 24일 우상호 원내대표가 다음달 초 탄핵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조율이 마무리됐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앞에서 전경련 해체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정의당은 삼성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에 대해 대규모 지원을 한 것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한 것 사이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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