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회의에서 "견위수명 자세 가져달라…내년 경제정책방향 수립 속도"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기재부는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일을 해온 것이지 특정 정권이나 개인을 위해 일해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여러분들은 기재부의 간부로서 그에 합당한 자존심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괴감에 빠지거나 자기 비하를 해서는 결코 안된다"면서 "적어도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기재부가 중심이라 할 수 있고, 여러분들이 중심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때이지만 기재부의 찬란한 전통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선배들께서는 이보다 더한 어려움도 잘 극복하고 도약의 기회로 삼은 바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의 발언은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인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검찰 소환과 최모 기재부 차관에 대한 미르재단 설립과정 관여 의혹 등으로 기재부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러분들이 견위수명(見危授命)의 자세를 가져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견위수명은 논어(論語) 헌문(憲問) 편에 나오는 한자성어로,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다는 뜻이다.
유 부총리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대내외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이런 때일수록 우리 기재부가 중심을 잡고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경제와 민생을 잘 보살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수립에 속도를 내야겠다"면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경제전망과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일찍 제시해서 경제주체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투자와 일자리창출 등 경제활동을 안심하고 영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조선, 해운, 철강, 유화 등 기업 및 산업 구조조정을 로드맵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직이나 지역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한편 신기술·신산업 육성도 병행해야 한다"며 "일부에서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벤처육성, 서비스산업발전방안, 창조경제 등을 특정인이 좌지우지했다는 오해도 있으나 이런 부분은 소신있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 대선 이후 정책변화에 대응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대처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해 나가야겠다"면서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되는 요인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한발 앞서 찾아내고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이 그간 애써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과 여러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적기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주문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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