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朴대통령, 총리 합의추대 外 답은 下野 뿐"

"DJ 비서실장 하던 분이…총리도 아니고 朴대통령 비서실장이 웬말"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의 김병준(62) 국무총리 내정자 지명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본인이 사퇴하고, 이후 박 대통령이 탈당한 후 3당 대표간 회담을 거쳐 총리를 합의추대 해야 한다"며 "이외에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답은 하야(下野) 뿐"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예방차 방문한 한광옥(74)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의 총리 내정자 국회 인준 협조요청에 "그럴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배석했던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먼저 한 실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앞으로 부족한 제가 일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요청드리고, 여러가지로 또 지도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 실장과 저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고 오랫동안 정치를 했고, 제가 (청와대) 수석(비서관) 때 한 실장이 비서실장을 지낸 관계가 깊다"면서도 "우정은 지키면서, 입장은 입장대로 존중하면서도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할 일은 제대로 하겠다"고 응수했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한 실장은 김 내정자의 총리 인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께서 김 내정자의 내정을 철회하거나, 본인이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거절했다.

또 박 위원장은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 대해서는 "현실인식을 하지 못하고 너무 안일했다"며 "국민을 감동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또 원내와 청와대의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한 실장의 말에 "탈당 및 3당 대표 회담을 통한 총리 합의추대 외에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답은 하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배석했던 손 대변인은 한 실장이 언급한 원내와 청와대의 대화를 '영수회담'으로 볼 수 있겠냐는 질문에 "현장에 있던 저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며 "앞으로 대화를 잘 해 보자는 취지였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박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한 실장이 박근혜 정부의 비서실장이 된 데 대해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분이 총리로 갔으면 갔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웬 말이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참석자들은 한 실장이 이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