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는 31일 "내년 사업계획은 여름에 겨울을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호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힘들 때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화학산업의 날'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화그룹은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조기에 끝내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름에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현재의 실적 호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을 비롯해 화학사들은 올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제유가 상승과 에틸렌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불안정한 국제유가,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른 수출 축소, 글로벌 침체 장기화 등 장기적인 불안 요소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도 화학산업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답을 망설였다. 그는 "진짜 잘 모르겠다"며 "계속 분석은 하고 있지만 복합적인 요인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 계획과 관련해서도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M&A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불황에 대비한 원가절감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철 한화토탈 사장은 "(중국 자급률도 높아지고) 원가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허수영 한국석유화학협회장(롯데케미칼 대표)은 불확실한 세계 경쟁 구도를 극복하기 위해 화학업계가 선제적 사업재편에 적극적인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최근 우리 화학산업은 유가 안정화와 고부가가치화, 운영최적화 등을 통해 수익성면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 회장은 이어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세계 경쟁 구도 속에서 화학산업은 전후방 산업 간에 신뢰와 파트너십은 물론 산업전반에 대한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한 산업고도화, 연구개발(R&D) 강화, 해외진출 확대 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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