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학교에 돈봉투 주고 폭언까지

정유라 교장·담임 등에 3차례 건네…출결처리는 문제 없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사진=유튜브 캡처)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근혜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씨가 다니던 학교의 교장과 교사 등에게 돈 봉투를 건네며 승마특기생으로서 '특별관리'해 줄 것을 부탁했고 문제가 생기자 교사에게 폭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정씨의 출신고교인 압구정 청담고등학교에 대한 집중 감사를 벌인 결과, 최씨가 2012년과 2014년 모두 3차례에 걸쳐 교장과 담임교사, 체육교사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려다 거절당했다는 교사들의 증언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최씨는 2012년 가을 교장을 찾아가 면담한 뒤 가방에서 봉투를 꺼냈고, 교장이 "왜 이러십니까"하며 거절하자 봉투를 다시 집어 넣었다. 그보다 앞서 5월 정씨의 경기가 열린 과천 승마경기장에서 만난 체육교사에게는 "식사를 함께 해야 하는데 바빠서 그러지 못한다"면서 봉투를 주려 했으나 교사가 그 자리에서 거절하고 받지 않았다.

정씨가 3학년 때는 담임교사를 만나 승마특기생으로 출석 처리를 부탁하고, 책상 위에 돈 봉투를 놓고 나갔으나 교사가 쫓아가 가방에 직접 넣어 돌려줬다.

최씨는 또 2013년 상반기에 정씨의 승마 전국대회 출전 횟수가 연 4회로 제한된다는 체육교사의 말에 학교를 찾아와 거세게 항의하고 폭언을 퍼붓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최씨는 "윗선에 얘기해 당신을 교체해 버리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고, 이에 교사가 큰 충격을 받아 학교 측에 담당교사를 바꿔달라 요청해 결국 다른 교사가 정씨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정씨의 출결 처리 여부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학교 측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출결사항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일부 '출석인정'을 '출석'으로 기재하는 실수는 있었지만, 모두 승마협회 공문 등 증빙자료를 제출해 '공결'로 처리됐고 졸업에 필요한 법정출석일수도 충족했다.

정씨는 이 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던 2012년 전체 수업일수 194일 가운데 134일을 출석하고 질병으로 12일을 결석했다. 출석인정으로 처리된 날짜는 48일었다. 2학년 때는 출석일수가 149일, 질병 및 기타 결석 일수가 5일, 출석인정 일수는 41일었다. 3학년 때는 전체 수업일수 193일 가운데 질병으로 인한 결석이 3일, 출석인정 일수는 140일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교사들이 정씨가 고3 때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면서 대회참여와 훈련을 위해 공결 처리된 날짜가 늘었다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정씨가 학교에 출석한 날에도 오전에는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훈련을 위해 조퇴를 한 날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