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남편 문제로 다시 골치다. 이번엔 여성 편력이 아닌 돈 문제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강연료를 챙기는 동시에 가족재단인 '클린턴재단'에도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지원토록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발단은 미국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관련된 문건을 해킹해 폭로하고 있는 위키리크스였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던 더글러스 밴드의 12쪽짜리 메모를 공개했다.
이 메모에서 밴드는 "빌 클린턴이 기업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이미 30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앞으로 9년간 6600만달러를 더 지급받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메모는 이렇게 모금된 자금이 클린턴 개인의 여행과 친교, 휴가 등에도 사용됐다고 밝혔다.
메모에 따르면 투자은행 UBS는 클린턴재단에 54만달러를 기부했고 추후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총 3차례에 걸쳐 강연 기회를 제공하며 90만달러를 지급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빌 클린턴에 두번의 강연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70만달러를 지급했다. 통신장비기업 에릭슨도 빌 클린턴에 75만 달러를 제공했고 이와는 별도로 자가용 비행기를 위한 비용으로 40만달러를 내놓았다.
미국 언론들은 개인 수익 활동과 비영리재단 활동의 모호함을 오가며 기업들로부터 거액을 긁어모은 빌 클린턴과 클린턴 재단에 비판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메모가 빌 클린턴의 개인 비즈니스와 가족 재단 활동의 뒤엉켜있는 내면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CNBC의 진행자는 빌 클린턴을 가리켜 아예 '머니 머신(money machineㆍ돈버는 기계)'이라고 비아냥댔다.
호재를 만난 트럼프는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날 대중 유세 연설을 통해 "클린턴이 백악관에 들어가면 이보다 더한 짓을 마음대로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CNN방송은 이날 대선 지지율 지도가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최근 판석 분석 결과 대표적인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네바다 2개 주가 '클린턴 우세'에서 '박빙 경합'으로 변경됐다고 전했다. 두 지역은 일주일전 '박빙 경합'에서 '클린턴 우세'로 판단됐지만 트럼프의 집중 유세 등의 영향으로 다시 원위치로 돌아선 셈이다. CNN은 대선 레이스가 다시 팽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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