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4분기 경제 0.4% 역신장 전망
민간소비 큰폭 위축…골프장·외식 등 소비 줄어들 것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이달 들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하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 등이 겹치며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게다가 지난달 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을 시행하면서 내수 위축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에 힘이 실렸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4·4분기 우리 경제가 0.4%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청탁금지법 시행의 영향으로 4분기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위축될 것"이라며 "골프장, 외식, 농축수산물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연간 약 11조6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산업별 연간 매출 손실액은 음식업 8조5000억원, 골프장 1조1000억원, 선물 관련 산업 약 2조원 등으로 추정했다. 특히 내수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실업률도 상승할 것으로 우려했다. 청탁방지법 영향을 많이 받는 골프장, 외식, 농축수산물 등에 대한 소비가 위축되면서 물가 오름세도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최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여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과 마찬가지로 요식업, 유통, 골프장 등 서비스업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2.1%로 예상했다. 연간으로 2.5%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청탁금지법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정하는 데도 영향을 줬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동결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넉달 째 동결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잇따른 대책에도 가계부채가 늘고 있는 데다 김영란법이 소비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경제 상황은 불투명하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투자가 급증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며 "내년에는 이같은 힘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공급과잉 우려로 신규 분양이 줄면서 건설투자 증가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부진으로 기업 수익이 개선되지 못하는 가운데 고용둔화와 저금리 효과 축소로 가계의 소비여력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충격까지 겹치면서 민간소비가 줄 것으로 관측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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