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검찰이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사건의 실마리를 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등 사건 관계자들의 통화내역 추적에 나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법원에서 두 재단 관계자들의 전화통화 조회를 위한 영장을 발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최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재단 설립·운영에 간여한 것으로 지목된 인사들과 두 재단에 돈을 댄 재계 인사들을 각각 뇌물,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내용만으로는 범죄 혐의점이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 그간 제기된 의혹을 중심으로 두 재단의 형식적 설립 과정부터 실제 설립 경위, 출연재산 및 운영 관련 진상을 차례로 파악해나갈 방침이다.
우선 이날 오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두 재단의 설립절차를 확인했다. 미르재단 같은 비영리 공익법인의 경우 민법·공익법인법상 일반적인 설립요건 외에 구체적인 설립·해산 등 처분행위의 허가·승인이나 사무 관련 검사·감독 업무는 주무관청인 문체부가 다룬다.
검찰은 조사내용을 검토한 뒤 단기간에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800억원 남짓 자금을 끌어 모아 초고속 설립된 두 재단이 창립총회 회의록을 비롯해 설립 허가·요건 등에 불법성은 없었는지, 이와 관련 핵심 관계자들의 의사연락 관계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비롯한 공무원의 모금 관여는 금지되어 있으며, 기부금 모집은 행정자치부 등록사항이다.
검찰은 현재 출입국 기록 등을 토대로 최순실씨가 독일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소재지, 입국 예정 등을 파악하는 중이다. 통화내역 추적 과정에서 정·재계와 재단, 최씨 등을 잇는 단서가 포착될지 주목된다.
사건 공론화 이후 상당 시일이 흐른데다 일부 종적이 묘연한 관계자들의 경우 복수·차명 전화도 이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실질적인 추적 범위가 관건이다. 또 통화내역은 누가, 언제, 얼마나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여부만 드러낼 뿐이어서 구체적인 통화내용 확인을 위한 관계자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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