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검찰 수장에 오르기 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사적인 인연을 이어왔다는 의혹이 불거져 공방이 오갔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총장에게 “박 회장과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하기로 통화한 적이 없느냐”고 추궁했다.
조 의원은 작년 김 총장의 인사청문회 당일 박 회장과 그 비서가 주고받았다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영상만으로는 특정할 수 없는 수발신자가 “김수남 총장 후보가 청문회에서 회장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일이 없다고 답변했다”, “잘했네”라고 주고받는 대화다. 사적 만남과 더불어 현 검찰 수뇌부와 청와대 간 모종의 정치적 거래를 암시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조 의원은 “제가 박 회장으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다, 거의 실시간으로”라고 증인을 자처하며 “김 총장이 RO사건(이석기 내란음모 등) 잘해서 수원에서 중앙오고, 서울중앙지검장 때 굵은 동아줄인 줄 알고 박지만 잡았다가 소위 문건사건(청와대 문건유출) 터지고 박 대통령이 '국기 문란'으로 단정하는 것을 보고 줄을 바꿔 탄 것으로 저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박 회장과)4, 5년 전 어느 모 식당에서 인사를 나눈 적은 있다. 그쪽이 나를 뭐 어느 정도 기억하는지 잘 모르겠다. 중앙지검장 때는 아니다”면서 “개인적으로 만났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반문했다.
여당은 ‘방패’가 됐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조 의원은)기관장 신상이 결국 검찰의 신뢰, 수사에 대한 공정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제기가)그에 대한 충정이라고 하는데 무리하다, 궤변”이라면서 “본인이 지금까지도 재판받고 있고 (김 총장이)기소했던 기관 검사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정이 개입되어 있지 않겠나”라고 신상을 거론했다.
검사 출신으로 현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 의원은 김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임할 당시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기소돼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 재판 계속중이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사적인 감정이 있어서 개인사를 들추는 것이 아니다. 검찰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안타까움에 충정을 전제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전제한 바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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