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장, 신세계측에 개발계획 변경 요구…"상권위축 우려한 소상공인과 인천 부평구 반발 수용"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경기도 부천시가 영상문화산업단지 내 초대형 복합쇼핑몰 개발 계획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상권 위축을 우려한 지역사회 반발에 결국 손을 든 것이다. 하지만 핵심 상업시설이 빠진 상태에서 개발사업자가 이를 수용해 사업을 이어갈 지는 불투명하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동 영상문화단지 개발사업에서 대형마트와 쇼핑몰 등을 제외해 줄 것을 개발 사업자에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대형마트와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 상권이 위축될 것이라는 인근 인천 부평구, 계양구의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 등 영세 자영업자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부천시는 영상문화단지(원미구 상동) 38만2743㎡를 1, 2단계로 나눠 문화·만화·관광·쇼핑·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융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추진될 1단계 사업은 22만340㎡에 공공문화단지(4만2300㎡), 문화·쇼핑·호텔 등 상업단지(7만6000㎡), 스마트산업단지(4만9000㎡), 수변공원·도로 등 공용시설(5만3000㎡)을 만든다
이 가운데 상업단지는 지난해 10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세계컨소시엄이 부지를 매입해 2019년 말까지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백화점, 워터랜드, 멀티플렉스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을 짓는다.
하지만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인천·부천 중소상인연합회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영세 중소사업자 몰락과 교통체증 등이 우려된다며 반발해왔다.
더욱이 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부천지역 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인접한 인천의 상권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졌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영상단지 부지는 인천 부평구와 인접해있다.
부평구 삼산시장은 복합쇼핑몰 입점 예정지 경계로부터 겨우 800m거리에 있고 부평지하도상가는 직선거리로 2.7㎞, 부평문화의거리는 2.3㎞, 부평전통시장은 2.2㎞에 불과해 복합쇼핑몰단지가 들어설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에 인천 부평구는 정치권과 상인대표, 시민단체 등으로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부천시의 초대형 복합쇼핑몰 건립 저지 운동을 벌여왔다.
결국 부천시는 이같은 반대여론에 부딪쳐 영상문화단지 개발계획을 변경하기로 하고 대형마트와 쇼핑몰을 제외하는 방안을 사업자측에 제시하게 됐다.
시는 '부지 여건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사업신청자가 제출한 사업 계획서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는 영상문화단지개발사업 공모지침서 제8조와 제13조의 근거로 내세웠다.
시는 10월 중 신세계 컨소시엄과 협상을 재개하고 11월 용도가 유원지인 부지를 준주거지로 변경해 12월에 신세계 측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세계측이 부천시의 제안을 받아들일 지는 부정적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핵심 상업시설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쇼핑몰을 뺄 겨우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부천시의 요구사항을 전달받았지만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다"며 "부천시 제안대로 개발계획을 변경해 사업을 축소할 지, 아예 사업 자체를 포기할 지는 내부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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