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사간 필요성 공감
모바일 결합상품 중요성 커지는 영향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케이블방송사들이 이동통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시사, 제4 이동통신사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풀어 오르고 있다.
10일 케이블방송 업계 따르면 지난 7월 구성된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내부에서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간에 제4 이동통신 사업 진출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비대위 관계자는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 MSO들이 제4 이동통신 사업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불허한 이후 케이블TV 산업에 대한 위기 의식이 커지자 케이블방송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경영영진과 전문가들이 모여 구성한 모임이다.
케이블방송사들이 제4 이동통신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 결합상품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 가입자는 감소하는 반면 IPTV는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말을 기점으로 IPTV 가입자가 케이블 가입자를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IPTV의 성장 배경에는 모바일 상품과 결합이 작용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사들은 모바일 부재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으나 이동통신 3사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케이블 업계에서 직접 이동통신사를 설립해 주도적으로 모바일 사업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제4 이동통신사 사업자 선정 절차는 지금까지 7번째 진행됐으나 적격 사업자가 없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도전장을 던진 컨소시엄들의 재정적인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정부는 재무적으로 탄탄한 대기업의 참여를 원했으나 컨소시엄들은 대부분 중소기업 위주였다.
케이블방송사들이 도전장을 던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주요 MSO의 모태는 모두 대기업이다. CJ헬로비전(CJ그룹), 티브로드(태광그룹), 현대HNC(현대백화점그룹) 등이 대기업 계열사다. 케이블방송사가 나설 경우 지상파방송사도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 SBS, MBC도 한때 제4 이동통신사 참여를 검토한 바 있다.
주무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2017년 초 제4 이동통신 사업 추진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사업자가 나선다면 아무래도 허가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 9월 22일 국회대정부 질문에서 "이동통신시장에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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