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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세 인상에 눈 먼 정부, 세수 8000억 날려"…감사원 "정부책임 규명하겠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정부가 지난해 담뱃세를 인상하면서 관련 대책 등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매점매석 등에 나선 제조·유통사 등으로부터 8000억원에 가까운 담뱃세 인상차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2일 공개한 '담뱃세 등 인상 관련 재고차익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2014년 12월31일 기준 재고분 담배 5억갑에 상당한 담뱃세 인상차익 환수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지 않았다. 담배 제조사 또는 유통사가 2014년 12월31일 이전에 담배를 반출, 매입해서 보유한 담배는 담뱃세 인상일인 2015년 1월1일에는 인상된 가격으로 팔 수 있다. 즉 미리 사거나, 비축한 담배의 경우 제조ㆍ유통사들에 돌아간다.

감사원 분석에 따르면 외국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이를 이용해 1739억여원, BAT코리아는 392억여원, 국내 담배업체인 KT&G가 3178억여원, 도매상 1034억원 소매상 1594억여원의 이익을 얻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거둘 수 있는 세금 7938억여원이 제조사와 유통사에 귀속된 것이다. 이 가운데 감사원 감사 결과 환수가 가능한 부분은 탈법적 재고 조정으로 발생한 외국계 담배회사의 차익 2083억원(필립모리스코리아 1691억여 원1691억여원, BAT코리아 392억여원) 뿐이다.


외국 등의 경우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을 때 사전에 방비 대책을 세웠다. 일본의 경우 담뱃세 인상 시마다 관련 법률 부칙에 담뱃세 인상 직전에 일정 수량 이상의 담배를 보유한 자에게 담뱃세 인상차액을 신고하고 내도록 하는 규정을 뒀고, 미국의 경우에도 2009년 4월1일 담배 소비세 인상하면서 담뱃세 인상차액을 4개월 이내에 신고 내도록 해 재고차익 부당 귀속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경우에는 이런 규정들을 마련하지 않은 채 담뱃세 인상만 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제조장 반출 시점을 기준으로 세금 등을 부과ㆍ징수하는 담배 등 과세물품에 대한 세율 등을 신설ㆍ인상하는 업무를 추진할 때는 인상 전후의 재고차익이 국고 등에 귀속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했다고 언급했다. 감사원에서는 이와 관련해 인상차익 환수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한편 감사원 측은 거둘 수 있었던 세금 7938억원에 대한 방안 등을 사전에 마련하지 않은 정부를 상대로 추가적인 감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외에도 여러 부처가 관여된 사안"이라면서도 "입법 부작위에 대해서는 책임에 대한 판단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입법부작위에 대한 정부책임이 규명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과정에서 사안이 노출되어 7월초에 국세청과 행정자치부에 사실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 재고차익 환수에 대해 별도의 규정을 만들지 않은 것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측은 "이 부분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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