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 회수대상 살균제 화장품 판매
이마트, 홈플러스 등 지난달 즉시 판매중단 대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포함돼 회수조치된 화장품 일부가 아직도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회에서 논란이 된 이후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즉각 판매 중단한 것과 는 대조적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는 '오가니아 올리브 컨디셔너 투페이스(제조사 화이트팜)'와 '아임세레느 베이비 &마미터치 바디로션(마리화장품)' 등 식약처가 회수조치한 화장품 11개 품목이 판매 중이다.
이들 화장품은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의 합성물질(CMIT/MIT)이 보존제로 사용됐지만, 규정( 0.0015% 이하 농도, 씻어내는 제품) 위반으로 회수조치됐다.
CMIT와 MIT는 미국 환경청(EPA)에 산업용 살충제로 등록된 물질로 치명적 호흡독성 및 여타 인체독성에 대해 미국 정부기관과 제조회사가 1993년부터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고농도 사용 시 피부감작성(홍반, 알러지 반응 등 화장품에 대한 이상반응) 을 일으킨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지마켓(G마켓)과 옥션도 트리트먼트인 '레브론 플렉스 실크닝 투페이스(나드리 화장품)' 등 다수의 회수제품이 올라왔다. 인터파크는 '닥터포헤어샤이닝워터에센스(엘앤피코스메틱)' 등 3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닥터포헤어샤이닝워터에센스의 경우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메디힐' 브랜드로, 박가분 등 일부 인터넷쇼핑몰은 상세정보를 모두 생략, 제조사를 알수 없다. 또 한국소비자원이 CMIT/MIT 성분을 확인한 뒤 회수조치가 내려진 물티슈 '맑은 느낌(태광 유통)'의 경우에도 G마켓 등 다수의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됐다.
화장품법에 따르면 위해물질이 포함된 제품을 확인한 제조ㆍ판매업자는 확인 후 5일안에 회수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하고, 회수작업에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 회수 의무는 제조업자뿐만 아니라 판매자도 해당된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 오픈마켓의 경우 지난달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이후에도 버젓이 해당 제품을 판매 중이다. 당시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즉각 판매중단했고, 쿠팡과 위메프 등 소셜쇼핑도 해당 제품을 내렸다.
문제는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제품의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이 기재되지 않아 식약처의 회수대상인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회수대상은 제조번호와 유통기한으로 특정하는데 해당 정보가 판매 사이트에 없는 경우 유통기한을 둔갑해 판매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위해제품차단시스템에 의해 계산대에서 회수대상을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 CMIT/MIT 사용기준이 변경된 지난해 7월 이전 제조된 경우 판매하는 것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면서 "인터넷쇼핑몰에 판매 중단을 요청했지만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운 만큼 다시 한번 (회수 여부를 )점검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유해물질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