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엔트리에도 없는 선수의 응원가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엘~~~지의 이병규!! 안타 안타 안타 안타 이병규!!" 응원가의 주인공은 프로야구 LG의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맏형 이병규(42·9번)였다.
LG는 지난 6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넥센, 두산, 롯데와 2연전 씩 홈 6연전을 했다. 이 기간 동안 LG 팬들은 외야 관중석에서 이병규를 기용하지 않는 양상문 감독(55)과 구단을 향해 연일 시위를 이어갔다.
팬들은 '이병규가 보고 싶다'고 적은 문구를 응원석에 붙였다가 안전 요원과 승강이 끝에 떼어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세이프티 캠페인'은 구체적 반입금지 목록에 ▲소음이 심한 응원도구 ▲구단과 합의되지 않은 현수막 등 모든 표현물 ▲경기 진행과 안전한 관람에 방해를 줄 수 있다고 구단이 판단한 물품 등을 포함한다. 구단들은 감독, 단장, 모그룹 등을 비난하는 문구는 허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팬들은 승강이를 벌인 다음에도 공수교대 시간 등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플래카드를 펼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는 5회말 종료 후 클리닝타임에 절정을 이뤘다.
날이 갈수록 시위의 규모는 커져갔다. 시위는 외야 관중석뿐만 아니라 1루쪽 내야에 있는 홈팀 응원석 주변까지 번졌다. 응원석 위쪽에 'NO.9 보고 싶다 이병규'라고 적힌 현수막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팬들은 이병규가 은퇴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2013년 LG와 자유계약선수(FA)로 3년 계약을 한 그는 올해로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병규는 2군에서 말없이 땀을 흘렸고, 양 감독은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채 "이병규를 기용하지 않겠다"고 버틴다. 팬들의 불만은 쌓여간다. LG 팬들과 '적토마' 이병규의 이별은 그렇게 다가오는가.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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