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은 약 2~3개월 전에 5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핵실험용 갱도가 2~3개 더 존재하는 만큼 추가 핵실험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방부 국방정보본부가 9일 밝혔다.
김황록 국방정보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이같이 보고했다고여야 원내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 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조짐은 2~3개월 전에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고 이재정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또 핵실험을 확증할 최종 측정값이 나오는 시기에 대해서는 "계측 장치로 분석하는 데 빠르면 2~3일 걸리고 늦으면 7일이 걸린다"면서 "지난 4차 핵실험 비교해보면 그렇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려고 5차례 핵실험도 강행했다. 하지만 아직은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보 당국의 평가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기존 평가에는 변동이 없다"면서 "한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했다는 첩보를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런 정황도 포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상 핵탄두를 실을 수 SLBM에 쓰이는 핵탄두 중량은 648kg이다.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110㎏, 러시아 255㎏, 영국 350㎏, 중국 600㎏, 인도 500㎏ 등이다. 미국은 소형핵탄두를 장착한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했고 인도를 제외한 다른 나라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소형핵탄두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하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 실험에 이어, 수소탄 개발이라는 일반적인 핵 개발 수순을 밟고 있으며,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기술에서 상당 수준에 올라섰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국가별 핵탄두 소형화 완성 기간을 보면 미국은 핵실험 후 7년(완성 1952년), 옛소련 6년(1955년), 영국 7년(1959년), 프랑스 2년(1962년), 중국 2년(1966년) 등이다. 이들 국가 사례로 미뤄보면 1차 핵실험 10년이 지난 북한도 소형화 가능성은 충분한 상태이다.
북한은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고농축우라늄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라늄탄 1기 제조에 고농축우라늄 15~20㎏이 소요되어 이론적으로는 2기의 우라늄탄을 제조하는 능력은 갖췄다. 플루토늄도 40여㎏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의 플루토늄으로 핵무기1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6~8기의 플루토늄탄을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을 위해 영변에 위치한 5㎿ 원자로를 지속적으로 가동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탄두 앞부분이 전보다 뭉툭해진 'KN08' 개량형을 공개하고 핵배낭을 선보여 소형화된 핵탄두 탑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최소한 2∼3년 내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신포급(2000t급) 신형 잠수함을 전력화할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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