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 역사상 처음으로 이슬람계 연방판사를 지명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연방지법 판사로 아비드 쿠레시를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쿠레시가 진실성과 정의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미국인들에게 봉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쿠레시는 파키스탄 태생으로 현재 법무법인 라담 앤드 왓킨스에서 의료사기 담당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93년 미국 코넬대에서 문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7년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하지만 쿠레시가 연방 판사로 취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쿠레시가 이슬람계라는 점에서 의회 인준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쿠레시의 인준을 거부할 소지가 크다는 관측이 많다.
허핑턴포스트는 "레임덕을 맞은 미국 의회가 쿠레시의 인준을 승인할 수 있고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이 내년에 쿠레시를 같은 자리에 재지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무슬림의 입국 금지를 주장하며 반(反)이슬람 정서를 부추기고 있어, 이번 이번 오바마의 선택이 쿠레시의 인준 여부와 상관 없이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에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소니아 소토마요르를 히스패닉계로는 처음으로 연방대법관에 임명했다. 2012년에는 인도계인 스리 스리니바산이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임명됐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