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질병 및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직이나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처우개선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인천남동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이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야간근무경찰관 특수건강검진 결과, 검진자의 절반 이상이 질병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실시한 특수건강검진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화하고 있는 야간종사자 특수 건강진단에 따른 것으로, 현재 야간 경찰관의 70%인 7만5000여명이 도보순찰, 주취자처리, 교통단속 등 야간근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청은 야간근무경찰관 중 연령대가 높은 1만3907명 선정해 수면장애, 우울증, 심혈관질환 등에 대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했다. 이 결과 이상이 없는 경우는 45%에 불과하고, 55%는 질병이 발견되거나 질병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또 질병 및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찰의 순직 및 자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순직한 경찰 중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68%에 이르는 등 질병이 순직 원인 1위로 나타났다. 자살한 경찰의 원인 1위 역시 우울증으로 나타났으며, 질병 비관도 전체 자살의 10%에 달했다.
특히 순직하는 경찰보다 자살하는 경찰이 더 많았는데,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최근 5년간 자살한 경찰은 모두 9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순직한 경찰 69명보다 35% 더 많은 수준이다.
박 의원은 "우울증이나 질병 등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경찰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관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국민 역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다. 경찰관들이 직무와 관련하여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처우개선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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