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회담 종료…시 주석 "중한 관계, 안정적 발전이뤄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를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한중정상회담은 지난 3월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회담에 이어 5개월여 만이며, 박 대통령 취임이후로는 여덟번째다. 신화통신은 회담 종료 직후 시 주석이 사드반대를 직접 언급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갈등의 원인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 국제정세가 아주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라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요소가 증가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사드 설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어 "중한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 공동 이익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정치적인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기며 중한 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되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은 세계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균형적 성장을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도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운을 뗀 후 "금년 들어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면서 한중관계 발전에도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고 사드 도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저와 우리 정부는 한중관계를 중시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두 나라가 진지한 소통을 통해서 이번 도전을 오히려 양국 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도약시키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다양한 안보 경제적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일일수록 국가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중국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한중정상회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양자회담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와 정상회담을 각각 가졌다. 또 이날 오후 12시10분부터 열린 G20정상회의 3세션과 5세션에서 발언을 한후 오후 5시 폐회식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3세션에서 "자유무역의 과실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는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성장과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G20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이 다뤄지는 5세션에서는 "신기후체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기회로 봐야 한다"고 밝히면서 우리의 에너지 신산업 정책을 공유했다. 이어 녹색기후기금(GCF) 사업모델 개발 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지원노력과 GCF 역할 강화를 위한 G20차원의 관심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