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실업자를 볼모로 잡은 정치권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데스크칼럼]실업자를 볼모로 잡은 정치권 조영주 세종취재본부팀장
AD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25일로 한 달을 채운다. 지난달 26일 11조원 규모로 편성된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갔을 때만 해도 20여일 정도면 본회의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번 추경 편성의 목적이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 우려에 따른 것인 만큼 여야 할 것 없이 적극적이었다. 시급한 실업대책을 두고 정쟁을 벌이지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은 끝내 일자리에서 쫓겨난 실업자와 그 가족을 볼모로 삼았다.


야당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 등 8가지 추경 선결조건을 내걸면서 열흘 이상을 까먹었다. 논란 끝에 여야 3당이 지난 8일 '추경안 22일 본회의 통과'에 합의하면서 추경안 심의에 들어가는 듯 했지만, 조선·해운업 부실화 책임 규명을 위한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는 다시 격돌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공중에서 사라졌다. 9월1일부터 추경을 집행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조선업계에서만 올해 5만명이 실직할 것으로 추정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20만명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셈이다. 조선업종 밀집지역인 거제, 창원, 울산 등의 경기는 사상 최악이다. 지역경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가라앉았다. 문을 닫은 가게도 즐비하다. 과거 작업복 입은 손님들로 북적이던 식당과 술집에는 에어컨조차 켜지 못한 채 손님을 기다리는 업주들의 한숨뿐이다.


이번 추경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 '지역경제 활성화'다. 정부의 추경안에는 일자리 창출과 민생지원에 1조9000억원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2조3000억원이 배정돼 있다. 조선업 종사자 고용안정 지원 대상자 4만9000명,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상자 3만6000명, 취약계층 맞춤형 일자리 추가 대상자 4만4000명 등 13만명이 일자리와 관련한 직접 지원을 받는다. 관공선, 해경함정 등 61척의 선박을 신규로 발주함에 따라 중소형 조선사들의 일감도 생긴다. 조선업 밀집지역 관광산업 육성 자금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자금을 기다리는 국민도 적지 않다.

추경 투입을 통한 경기 방어를 위해서도 더 이상 정쟁에 시간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여야가 당장 본회의를 잡아 추경을 처리한다고 해도 추석 전에 현장에서 집행되기는 쉽지 않다. 중앙정부 예산이 지방자치단체로 내려가 집행되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린다. '추경은 타이밍'이라는 정부의 말도 설득력이 있다. 9월에 풀어야 할 돈을 10월이나 11월에 풀면 추경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추경이 풀리는 연말의 경기흐름은 중요하다. 2013년 말 세수부족으로 예산이 투입되지 않음에 따라 그 여파는 이듬해인 2014년 1분기까지 이어졌다. 당시 '초이노믹스'로 일컫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에도 경제성장률은 3.3%에 머물렀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올해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3.0%)에 비해 크게 낮은 2.2%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종소비지출은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1.1%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성장률을 0.1~0.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금 같은 여야 갈등이 지속되면 추경이 물건너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추경이 실패하면 올해는 물론 내년 경제까지 더욱 어려워진다. 추경이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는 없지만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중인 현 상황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부실경영과 구조조정 실패의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하지만 거기에만 매몰되면 애꿎은 서민들이 힘들어진다.


정치권은 지리멸렬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을 이끌 강력한 지도자가 없다. 여당 지도자는 무책임하고, 야당 지도자는 무능하다. 당 지도부가 만나 머리를 맞대고 합의안을 도출해도, 의총에서 의원들이 이를 뒤집는 경우가 많다. 지도부의 리더십이 발휘될 수 없고, 협업 역시 불가능하다. 정치의 존재 이유도 없다. 2016년 8월, 지금 시점에서 민생과 경제 앞에 정치가 지향할 더 높은 가치는 없다. 정치는 경제를 위해 존재한다.




조영주 세종취재본부팀장 yj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715:30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팬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 두 사람을 강제로 퇴출했다. 현재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기폭제가 된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