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시장 14.3% 성장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업체가 견인
중저가폰 시장 성장…고가폰 시장은 하락세
삼성은 갤럭시노트7 현지 모델로
최악의 상황 애플은 현지 매장 확대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의 영향력이 공고해지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는 반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되면서 삼성전자, 애플 등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업체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대만의 정보기술(IT)업체 디지타임즈는 2016년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억4900만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2.7%가 늘어난 수치다.
1~4위 모두 중국 현지 업체가 차지했다. 디지타임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고급형 모델의 판매가 줄어들면서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중저가폰을 필두로 현지 업체들이 두 자리대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14%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수많은 특허를 기반으로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를 견제하고 있다.
신흥 강자인 오포(Oppo)와 비보(Vivo)는 각각 12.7%, 11.2%로 뒤를 이었다. 오포와 비보는 각각 타깃을 학생층과 20~30대 여성, 20~40대 남성층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샤오미는 10.4%로 4위, 애플은 한 자리대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위 밖으로 밀려 구체적인 점유율 및 순위가 공개되지 않았다.
하반기 대화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는 현지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11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미디어데이에서 "중국에서 6GB램과 128GB 내장메모리를 담은 갤럭시노트7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 현지 스마트폰들이 고용량 내장메모리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특화제품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은 다른 국가에서는 64GB 한모델로만 출시되는데 중국에서만 메모리를 더 높인 고급형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했던 애플은 현지에서 더 이상 혁신의 이미지를 주지 못하며 판매량이 줄었다. 2016년 2분기 애플의 중화권에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1%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애플의 중화권 매출은 112.4% 증가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달 유엔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주권 주장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판결까지 나오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아이폰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곤란한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베이징지식재산권국은 지난 5월 자국 기업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과 현지 이동통신사 중푸텔레콤에게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베이징 지역 내에서 판매하지 못하는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애플은 행정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플은 그동안 중국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지난해에만 12개의 새로운 애플스토어 매장을 열었다. 현재 애플은 중국에서 40개의 애플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중국 만리장성에 방문한 사진을 웨이보에 올리기도 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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