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해지고 있다며 일본 언론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달러부족 현상이 재연될까 우려하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사용하는 대표 단기금리인 '리보(LIBOR)'가 3개월물 기준으로 지난 8일 0.8%대를 돌파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말 금리를 인상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온 리보금리는 특히 지난달부터 부쩍 상승했다. 최근 1개월 상승률이 0.2%포인트에 가깝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는 단기금융시장에서 달러 대출자 역할을 하는 미국이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한 규제를 오는 10월부터 강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규제 시행 일자가 가까워올수록 MMF가 단기시장 운용을 줄이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규제 강화 대상이 되는 MMF는 시장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프라임 MMF'라는 상품이다. 민간기업과 금융기관이 발행한 사채(CP)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이 상품에 새 규제가 도입되면, 투자자는 시장 유동성이 현저히 저하된 경우 보유중인 프라임 MMF를 해지하기가 어려워진다.
리먼 사태 당시 프라임 MMF의 일부가 원금소실 우려로 뱅크런(자금유출 사태)이 발생하면서 위기를 가중시킴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해 규제가 도입된 것이다.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환금이 쉬웠던 MMF의 환금성을 제한하는 이 규제 때문에 MMF의 잔액은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대비 30% 이상 줄어든 상태다.
이같은 자금유출 움직임이 외국에 위치한 일본계 은행의 달러 조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프라임 MMF에 편입된 자산 중에는 일본계 은행들이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CP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계 은행들의 달러 조달이 당장 막힐 일은 없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 은행들의 달러자금을 지원하는 특별 조치를 내놓으면서 달러 조달 불안감도 일단 누그러졌다.
하지만 미국 MMF 규제가 시행되는 10월이 되면 달러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높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노무라 자본시장연구소의 오카다 고우타 연구원은 "(달러) 조달비용이 높게 유지되면 해외에 진출한 일본 은행의 해외사업과 외채 투자 수익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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