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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業의 개념이 바뀐다③]베테랑 바이어 "출장 횟수요? 기억나면 초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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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롯데백화점 상품기획개발팀 수석바이어

[백화점, 業의 개념이 바뀐다③]베테랑 바이어 "출장 횟수요? 기억나면 초짜죠" 이승주 롯데백화점 상품기획(MD)개발팀 수석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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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바쁨'에 실물이 있다면 이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이승주 롯데백화점 상품기획(MD)개발팀 수석바이어가 건네준 본인의 업무 프로세스와 관리내역 자료는 훑어보기만해도 눈 앞이 어질했다. 직매입하는 제품의 입고를 기준일로 10개월 전부터 준비해 재고를 모두 소진시키는 2년반까지. 사이클은 촘촘하고, 영역은 방대하다. 바잉경력 12년차 베테랑은 자신을 제품의 '엄마' 같은 존재라고 소개했다.

"바이어는 제품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해요. 좋은 브랜드를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팔고, 재고처리까지 깔끔하게 해야하죠. 비싼 브랜드를 많이 사들이기만 하는건 아이를 낳아만 놓고 키우지 않는것과 똑같아요."


그의 업무 하나하나를 짚자면 이렇다. 일단 매입할 브랜드를 고른다. 해외 통신원이나 인터넷 및 시장조사 자료 등을 총 동원한다. 이후 예산을 잡고 현지로 출장을 떠난다. 1년에 6번 정도, 기간으로 따지면 두달 반 정도는 해외에 머문다. 출장 준비에는 미팅 스케줄을 잡거나 제품의 옵션을 고르는 일, 사진을 찍는 모든 일이 포함된다.

제품 대금을 지급하고 수입통관·검수를 거쳐 판매가를 산정하는 게 입고 전까지 마쳐야 할 일이다. 이후부터는 라벨링 작업을 하고 매장에 배포할 스케치북을 만들고, 각 매장에 물량을 분배한다. 시즌을 마친 재고 처리 과정도 단계별로 나뉜다. 1년차 백화점 시즌오프, 2년차 아울렛 이관을 거쳐 재고를 '0'으로 만들어야 하는 3년차에는 균일가전이나 직원판매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그가 매입하는 물량은 연간 90억~100억원에 달한다.


"말 그대로 프로세스만 이렇고, 실제로는 모든 접점을 관리해요. 매출, 소진율, 재고, 손익관리를 기본으로 샵 매니저, 파트장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판매현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들의 감성관리까지 맡죠. 브랜드 담당자들과의 친분을 유지하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고요. 업무상 하루에 처리하는 이메일이 40개는 됩니다. 스케줄이 중요한 일인만큼 일이 늦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체크해야하고…그래서 제 다이어리는 연중 새카맣죠."


그래도 해외 출장은 즐겁지 않을까.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듣기만해도 설레는 도시들을 다닐텐데. 질문을 들은 김 바이어는 후배들에게 "파리에 내가 몇 번 갔는지 세지 않기 시작하면, 그게 일을 알게되는 때라고 얘기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신입 바이어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지금 상상하고 있는 것과 모두 다르다'예요. 첫 출장때 저는 로망을 접었어요. 아침 8시부터 7개의 미팅을 진행하고, 밤 9시에 들어가서 새벽 3시까지 미팅결과를 정리하면서 알게됐죠. 아, 나는 에펠탑을 보고 갈 수 없겠구나."


그가 생각하는 좋은 바이어는 무엇일까. 그는 '가치를 주는 바이어'라고 말한다.


"싼걸 싸게 사고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좋은, 비싸보이는 것을 좀 더 싸게 사고 싶어하죠. 가치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발견하는 것, 같은 제품이라면 더 저렴하게 소싱하는 것이 경쟁력이죠. 열심히 시장조사 하는 것도, 20대 후배들과 정기적으로 얘길 나누면서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가치에 가깝게 가기 위한 노력인 셈이죠."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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