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법원이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현직 부장판사의 사의를 반려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먼저 내부 징계로 책임을 물어 법원 전체의 명예와 신뢰가 실추되는 걸 막으려는 취지다.
대법원은 3일 법원행정처 소속 A부장판사(45)가 제출한 사표를 받아들이지 않고 직무배제 조치한 뒤 징계를 기다리게 했다.
A부장판사는 전날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강남 지역 세 개 경찰서의 합동 단속에 적발됐고 경찰은 그를 불구속 입건했다.
A부장판사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곧장 사표를 제출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표를 받아들이면 법원이 책임을 방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법원 차원에서 내릴 수 있는 조치를 엄정하게 내려 당사자에게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A부장판사는 경찰 조사에서 '전단지를 보고 연락해 찾아갔다'는 취지로 진술해 사실상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경찰의 수사 내용과 당사자가 제출할 경위서 등을 바탕으로 징계심의를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법원은 이번 사건으로 최근 검찰에 불어닥친 '개혁론'이 옮겨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1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신임법관 임명식에서 "법관은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얻기 위해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욕구를 자제하거나 포기하기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터라 더욱 난처해하는 표정이다.
A부장판사가 이른바 '사법 엘리트'로 꼽힐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사법부 요직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도 당혹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내릴 수 있는 처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관은 다른 공무원과 달리 신분이 보장돼 파면이나 해임 처분을 할 수 없다.
현행 법관 징계 규정은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나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내릴 수 있게 한다.
처분 가능한 징계는 ▲1개월 이상 1년 이하 정직 ▲1개월 이상 1년 이하 보수를 3분의 1 이하로 줄이는 감봉 ▲서면으로 훈계하는 견책 등 세 가지 뿐이다.
징계위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맡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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