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석 삼성물산 상품기획그룹장
소비자, 틀에 박힌 건물외관 외면
도심경관과 조화된 아파트 선호
서초우성1차, 산·자연 상징화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강남권 재건축단지마다 각기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겠다."
김명석 삼성물산 상품기획그룹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아파트 설계도) 거주민이나 소유자가 원하는 방향을 적극 반영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사업이익을 꾸준히 재투자해 아파트 가치를 높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래미안은 2000년대 초반 나온 브랜드 아파트 가운데서도 가장 앞서 선보였으며 대중선호도 역시 십수년간 수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한 래미안을 운영중인 삼성물산도 아파트, 특히 외관을 대하는 수요자의 인식이 달라진 만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라고 김 그룹장은 봤다. 그는 "과거 초고가 빌라나 업무용빌딩 정도만 외관을 차별화했다면 이제는 아파트 소비자도 그런 요구가 거세졌다"며 "남들과 다른 집을 원하는 고객이 늘면서 디자인을 한층 중요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선보인 사선형태의 입면디자인은 소비자의 바뀐 니즈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서초우성1차 재건축아파트는 이 같은 독특한 디자인이 처음 적용된다. 향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재건축단지 등 기존에 수주했거나 향후 수주를 염두에 둔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서초우성1차와는 또 다른 외관 디자인을 새로 개발해 적용할 방침이다.
그는 "서초우성1차는 입지는 빼어나지만 자연친화적인 요소나 공간이 부족하다"며 "도시에 자연을 접목하는 콘셉트로 외관은 산 모양을 모티브로 한 프레임과 픽셀로 자연을 상징화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최근 한강변과 산 주변, 보존할 가치가 있는 도심주변에 한해 건축물의 경관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도심의 경관을 결정짓는 하나의 건축물로서 외관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김 그룹장은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 공적인 부분은 물론 차별화된 단지를 원하는 입주민의 요구 둘 다 만족시켜야한다"며 "외형이나 색채 등 다양한 요소에서 새로운 시도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을 비롯해 반포ㆍ개포 등 강남권 요지에서 잇따라 재건축이 추진중인 가운데 앞으로 외관 차별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새 아파트 중대형평형의 경우 수십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올라 과거와 같은 일괄적인 대량공급은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조사는 기본이고 해외 벤치마킹, 유명건축가와의 협업 등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디자인 외 자재를 직접 원산지에서 발굴, 개발해 쓰는 등 할일이 많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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