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잠수함 핵심기술 '수중방사소음 기술' 개발

바닷 속 소음으로 함정 정보 분석…국내 민간업체 중 최초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바닷 속 소음으로 잠수함 위치 등 정보를 파악하는 핵심기술을 국내 민간업체 최초로 개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년 6개월여 간의 연구 끝에 수중방사소음 시험 및 분석시스템인 '듀란 마크-1'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중방사소음은 프로펠러 등 함정에 탑재된 장비나 시스템 등이 일으키는 소리가 수중으로 전달되는 방식을 말한다. 사람의 지문처럼 각 함정마다 고유한 소음 패턴을 갖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면 설치장비나 현재위치 등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듀란 마크-1(DURAN Mark-1) 시스템

함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작을수록 적함에게 탐지될 가능성도 낮아, 이를 파악하는 기술은 해군 함정의 작전능력과 승조원의 생존성을 결정하는 핵심기술로 꼽힌다. 최근 북한이 잠수함 도발을 번번이 시도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선 공공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만이 전문적인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산 잠수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3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서울대학교, 한국기계연구원, 소나테크 등 전문기관들과 함께 수중방사소음 분석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고 최근 최종 개발을 완료했다.

듀란 마크-1은 총 12번의 해상 시험을 통해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받았고 미국표준협회와 국제표준화기구의 성능 기준과 한국 해군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성능도 확보했다. 이 기술에는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중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함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잠수함 내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시험·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 무선 시스템 활용으로 72시간 연속 시험과 분석도 가능하다.

'듀란 마크-1'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인도네시아 수출 잠수함에 최초 적용될 예정이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수중방사소음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해 일반상선으로까지 적용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엄항섭 중앙연구원장 전무는 "신기술 개발로 회사가 특수선 분야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