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국민의당 간사로 김동철(4선·광주 광산구갑) 의원이 내정됐다. 김 의원은 본격화 될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구조조정 책임규명을 거부하면 그만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만만찮은 한 여름 예산전(戰)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1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의 국회 예산 심사는 너무 형식적이었다. 기간도 짧았고, 각 당이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만 강조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더 이상 예·결산을 공무원들에게만 맡기지 않고, 날림심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우선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되는 추경 예산심의에 대해서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과 확대된 경제 불확실성을 위해 편성키로 한 만큼, 추경은 '구조조정 맞춤형'이어야 한다"며 "각론은 당의 입장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은 추경예산이 실업·일자리·지역경제에 집중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조선·해운산업 부실 관련 책임규명 등을 추경의 전제조건으로 내걸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구조조정과 관련한 책임규명이 동반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거부하면 그만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짜' 상임위로 불리는 예결위는 통상 재·삼선 급 의원들이 간사를 맡는 것이 관례다. 당장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각각 재·삼선인 주광덕 의원과 김태년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다. 예결위원장 역시 3선의 김현미 더민주 의원이다. 4선인 김 의원의 간사배정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에 초선 의원이 많다보니(60%) 당내 두 명의 3선 의원(유성엽·장병완)은 상임위원장이고, 재선 의원들도 대부분 당직·국회직을 맡고 있어 (간사직 제안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예결위원만 세번을 지냈고, 예결위의 상설화를 주장하는 등 철저한 예산·결산심사에 관심이 많은 김 의원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특히 김 의원은 국회 내에서도 대표적인 예결위 상설화론자다. 상시적인 예결위 운영을 통해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예결위 간사단 회의에서 예결위가 상설화 됐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자고 강조했다"며 "예산 편성 단계에서 부터,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초안부터 세밀하게 들여다 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김 의원을 포함해 예결위원 6명을 모두 확정했다. 특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예산통' 장병완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장, 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김성식 의원 등 만만찮은 구력을 갖춘 의원들이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