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 전당대회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권 후보들은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치열한 눈치싸움만 이어가고 있다. 당권 주자들이 입장 표명을 유보하는 데는 각 계파의 수장격인 김무성·최경환 의원이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양 계파의 수장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 칠 것이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권성동 사무총장을 둘러싼 계파갈등을 매듭지으면서 전대 룰 결정과 조직정비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전대 시즌에 돌입했지만 당권 후보 중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비박(비박근혜)의 김용태 의원 한 명뿐이다. 이렇게 당권 주자들이 눈치만 살피는 까닭은 당내 최대지분을 가진 양 계파의 수장 격들이 침묵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은 무소속 당선자 복당 문제로 촉발된 당내 갈등에도 줄 곳 침묵을 유지해 왔었다.
이미 대선출마를 굳힌 김 전 대표는 전대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함구 중이다. 김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심경이 복잡한 상황이다. 전대 최고의 변수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의 '대권 직행설'이 가시화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당초 김 전 대표측은 '유승민 당권-김무성 대권 플랜'을 가동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총선 패배로 전면에 활동하기 힘든 상황에서 유 의원이 비박의 구심점으로 떠오른다면 강력한 대권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에서는 최 의원의 출마 여부가 여전히 최대 변수다. 최 의원은 아직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 의원이 전대에 출마한다면 이미 도전 의사를 밝힌 친박 후보를 어떻게 정리 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이주영·이정현·홍문종 의원 등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후보군과 원유철·정우택 의원 등 등 다른 중진 의원들이 명확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도 '최경화 변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 의원이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할 경우 비박에서 '맞상대' 찾기 및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전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처럼 당권 주자들이 선택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에서 논의 중인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
당 대표와 따로 선출하는 이 체제가 통과될 경우 최고위원직에 '복수 지망'이 불가능해져 상당수의 후보가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득표 순서대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기존 체제로 가면 후보 단일화는 어려워진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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