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여소야대로 바뀐 20대 국회에서 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기금을 떼어내 투자전문기관으로 공사화하는 방안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인력 조기 확충 등 기금운용본부 지방이전 안착"을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수익성과 안전성 제고방안으로 보고한다.
복지부가 전날 복지위 소속 여야의원들에게 제출한 '주요업무 추진현황'을 보면 복지부가 현 정부들어 추진하던 국민연금기금의 공사화를 위한 기금운용체계 개편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제외됐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금의 효과적 관리운용을 위해 운용체계의 전문성·독립성·책임성을 제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복지부는 또 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연금기금을 해외·대체투자 확대, 헤지펀드 신규투자 등 투자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환위험 등 위험관리체계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전주로 사옥을 이전했다. 국민연금의 투자부서인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1월 전주로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공사 차질로 내년 1월 이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국민연금기금의 투자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켜 공사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복지부는 보건사회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기금운용체계 개편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반대한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이사와 갈등을 빚다 최 전 이사장이 정부의 압력으로 사퇴하기도 했다.
당시 기금운용본부가 분리돼 공사화하면 전주 이전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은 국민연금법에 명시됐지만, 공사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국회 복지위 관계자는 "정부가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포기한 것을 알 수 없지만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이 완료되면 공사화는 더욱 힘들어지지 않겠느냐"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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