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대우조선 여신등급 '요주의' 강등

국책은행中 첫 조정…추가 적립 충당금 최대 '180억원'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강등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신한은행은 이미 '요주의'로 낮췄고,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등급 조정 검토에 나선 가운데 국책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날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5월 말 내부 검토를 거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등급을 '요주의'로 낮췄다"고 전했다. 은행은 대출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총 5단계로 분류한다. 정상여신의 경우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아도 되지만 요주의 등급 여신의 경우 대출액의 7~19%를 추가로 쌓아야 한다.

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여신 규모는 약 900억원 수준으로,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최대 약 180억원으로 파악된다. 이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주로 중소기업 대상 대출이 큰 만큼 다른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기업인 대우조선해양 여신이 적은 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다만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들에 대해서는 등급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여전히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산은은 6조3000억원, 수은은 12조6000억원의 여신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 역시 1조4000억원의 여신을 보유했고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한 상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