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이후 美주식 1260억달러 처분 '보유규모 38% 급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미국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의 미 국채 매도 공세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실상은 중국이 채권 대신 주식으로 매도 대상을 갈아탔던 셈이다.
미국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올해 3월까지 1260억달러 규모의 미국 주식을 매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38% 급감해 2010억달러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미국 채권 매도 규모는 260억달러에 불과했다.
중국은 2014년 이후 미국 국채를 2500억달러 가량 팔아 치웠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채권 매도를 줄이고 대신 주식을 대규모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2009년 미국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한 후 미국 주식 보유량을 두 배로 늘렸다. 그랬던 중국이 미국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은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이 여전히 자본 유출과 위안화 급락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위안화 급락도 막고 자본 유출에도 대비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중국이 미국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위기 상황에 좀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매도 대상을 채권에서 주식을 바꿨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주식보다 채권이 더 매도하기 쉽다.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은 좀더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채권의 비중을 높이려는 전략일 수 있는 셈이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블래드 셋서 선임 펠로우는 "중국이 보유한 미국 자산이 미국 국채로만 이뤄져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살피려면 국채 시장 이상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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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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