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대표적인 MB정부 수혜기업…대우조선해양 수사도 전임 정부 겨냥했다는 관측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롯데그룹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나서면서 '사정의 칼날'이 전임 정부를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명박 정부 최대 수혜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17곳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롯데그룹이 계열사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대상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집무실과 신동빈 회장 자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의 폭과 대상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 압수수색에 앞서 수개월간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등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검찰도 수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검찰의 빠른 행보는 수사에 자신감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바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공언했던 부정부패 척결의 첫 작품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선택된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대우조선해양과 롯데그룹 모두 이명박 정부의 '정권 비리' 수사가 종착역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수사로 보이지만 검찰의 칼끝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수사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어떤 의도에 따른 수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정권 비리' 수사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전임 정부의 비리를 파헤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인데 아직까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근혜 정부 임기가 1년6개월 정도 남았다는 점에서 전방위 사정은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김 총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검찰의 내실을 다지면서 사정의 칼을 갈아왔다. 수사에 성역이 없다는 점은 검찰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부분이다. 과거 권력의 핵심부 역시 마찬가지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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